(유)동양금고 대표

요즘 미세먼지나 불법쓰레기 같은 환경문제로 지구촌 곳곳이 시끄럽다.

얼마 전 고향 고교 동창모임에서 “무등산 환경 산행”이라는 모토로 진행하는 등반모임을 참석하게 되었다. 그동안 자주 연락하던 친구들끼리 몇몇이 서로 한조가 되어, 지정된 코스를 빠지지 않고 돌면서 목적지에 먼저 도착하는 조건으로, 산행 중 쓰레기 같은 오물을 많이 주워 온 팀에게 준비한 푸짐한 상품을 주기로 했던 것이다.

출발지인 세인봉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모여 담소를 나누던 친구들의 여유가 다른 때와는 달리 다소 여유가 없어 보였다. 한우선물세트가 걸려있는 1등을 하기 위한 각 팀들의 각오가 대단하였으며 산행을 잘하는 친구가 있는 팀들을 서로 견제하는 눈빛이 돋보였다.

산행 출발 신호와 함께 모처럼 만나는 친구마다 “야`, 오랜만이다. 반갑다. 어찌 잘 지냈지”라고 주고받는 반가운 인사도 그냥 대충대충 하면서 서로 좁은 길을 먼저 가겠다고  서두르는 모습이 조금은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끼리 그간 살아온 담소나 나누면서 쓰레기를 줍자고 했던 것인데, 중간 반환점인 쇄인봉을 향하여 서두르는 친구들의 모습이 마치 산악달리기를 하는 것 같았다.

우리 팀은 이 산행에 1등 한다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정다운 얘기도 하고 싶어 정상 부근의 널따란 반석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각자 챙겨온 간식을 나눠 먹으면서 확 트인 시내 전망을 감상하면서 새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옛날 학창시절을 재미있게 보냈던 행복한 추억들을 더듬으며 도란도란 즐거운 이야기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한 팀 두 팀 1등을 포기한 친구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펴면서 산행의 여유와 기쁨이 있어 보였고, 준봉 밑자락을 지나 종착지인 증심사로 내려오는 길에서는 서로 1등을 하겠다고 견제하던 때가 언제였나 하듯이 모두 즐겁게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걷는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치열한 선두경쟁에서 한발 물러서니 비로써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웅장한 무등산의 본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사는 인생사도 산행을 하듯이 숨 가쁘게 달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모든 이웃들과 함께하는 우리 인생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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