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미술대전 대상 수상 등 실력파들… 보석박물관서 6월 9일까지 전시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순이·채인숙·진승희 회장·박운섭 지도교수·서영희 총무·유지영·김정애·김현옥·김정순·반규원 회원. 정숙희·김명순·오경희·박숙경 회원은 개인 일정상 함께하지 못했다.

지천명을 넘기고서야 만난 수채화 덕분에 행복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

‘행복을 그리는 화우림회(회장 진승희)’ 13명 회원들의 이야기다.

익산의 대표 수채화가 박운섭 작가의 제자들로 구성된 화우림회는 4년 전 창단했다.

진승희 회장은 “박운섭아카데미 수강생이었던 우리는 그림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서로 배우고 교류하며 가족처럼 끈끈한 사이가 됐다”고 화우림회를 소개했다.

남중동에 위치한 아카데미는 이들의 아지트다. 오전 9시부터 저녁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그린다.

채인숙 회원(62)은 “아카데미가 24시간 개방돼 있다. 마음껏 와서 그림을 그리라는 선생님의 배려다. 덕분에 그림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쉼 없는 연습과 노력의 결과는 값진 열매를 맺게 했다.

초대회장인 정숙희 회원(57)과 채인숙 회원은 전북미술대전에서 대상을, 김명순(47)・서영희(61) 회원은 우수상. 반규원 회원(64)은 온고을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박운섭 작가는 “회원 모두가 늦게 시작했지만 배움에 있어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때문에 실력이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무엇보다 그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또 회원들이 아끼고 배려하면서 좋은 분위기가 조성돼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수채화 매력에 푹 빠졌다는 것이다.

서예를 전공한 진 회장은 “수채화는 색감 표현이 오묘하다. 마음을 움직이는 특별함이 있다”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느낌이다. 사물, 사람을 보는 시각이 더 넓어졌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때 한국화를 했던 맏언니 김현옥 회원(72)는 수채화의 물 반영을 유독 좋아한다. 50년 만에 잡은 붓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캔버스 위에서 춤을 춘다.

교사 퇴직 후 익산시여성회관에서 처음 수채화를 만난 김정순 회원(71)은 벌써 8년 째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됐다. 김정순 회원은 “퇴직 후 갈피를 잃은 인생에 수채화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자녀들에게 남겨줄 그림이 있다는 것, 내 자아를 찾았다는 것만으로 내 인생은 봄날”이라고 활짝 웃었다.

반규원 회원은 “꿈을 이뤘다”며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다. 부모님의 반대로 미술공부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이름처럼 매일 캔버스에 행복을 그리는 화우림회 회원들. 4년 째 전시도 열고 있다.

보석박물관의 초대전을 시작으로 올해도 제4회 수채화, 행복을 그리는 화우림전을 연다. 보석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5일부터 6월 9일까지 열리며 3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앞으로 더 좋은 실력으로 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회원들.

진 회장은 “회원들이 실력을 갖추고 여유가 생기면 재능기부도 할 계획이다. 요양원 어르신 초상화 등 다방면으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자 한다”면서 “지금처럼 배려와 나눔이 있는 화우림회가 되도록 회원들과 더욱 화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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