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 협동조합’ 이강호 씨 등 10명 ‘도농상생 프로젝트’ 실행

도농 신뢰구축·‘다래와인’ 등 식품개발 해외 공략·익산에 맞는 종자보급 포부

‘공유경제.’ 물품이나 생산시설, 서비스 등 모든 것이 한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과 같이 나눠 쓰는 경제방식이다.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가 처음 쓴 이 용어는 요즘 전 세계에서 뜨거운 열풍이다.

거대자본의 골목상권 잠식, 공장 자동화로 인한 실업률 급증, 소비침체로 인한 경기불황이 극심하고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이 심각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적 운동이기도 하다.

도시에서나 있을 법한 공유경제 바람이 농촌에서 불고 있다.

농민과 도시 소비자가 같이하는 공유경제를 꿈꾸는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 협동조합(이사장 이강호)’이다.

지난 5월 30일 출범한 이 협동조합은 웅포면 칠목재에 있는 ‘아로니아 정원’에 본부를 두고 있다.

현재 조합원은 9명. 이강호 이사장(아로니아 정원)과 이순금(햇살담아)·이성재(백제꾸지뽕농장)·황인동(용화산 와송농장)·김태희(자연도담)·김선영(만나 생명의 쌀)·김태순(천호산 와송농장)·이정진(다나앙 화장품)·조헌권(이비즈센터) 씨.

여기에 사업기획 등 브레인 역할을 하는 박기영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10명이 꿈꾸는 세상은 나 혼자 잘 먹고 잘살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농업농촌, 그리고 도시다. 진정한 ‘도농상생 프로젝트’ 실행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민과 소비자가 신뢰 프로세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이들의 첫 번째 목표.

소비자가 마트에서 농산물을 사먹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직접 농촌에서 재배하고 수확과 가공, 판매도 하는 장을 만들어 농업에 대한 신뢰를 쌓고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공유경제다.

농산물 가공 등 부가가치 창출 위해 시작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 협동조합의 모태는 지난해 4월 출범한 ‘(가칭)농식품유통가공사업단’이다.

처음엔 익산에서 생산된 원료 농산물을 가공하는 등 좀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뜻 있는 농업인들이 모였다.

이후엔 단순 가공이나 제품 판매를 벗어나 농촌 친화적인 체험 및 휴식의 개념을 도입한 체험학습장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자 협동조합을 결성하게 됐다.

농산물 생산가공과 전자상거래의 만남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 협동조합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농업인과 전자상거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이강호 이사장은 협동조합 본부가 있는 아로니아 정원 대표다. 그는 150평 규모의 식품제조공장을 갖고 있다. 이 공장은 모든 농산물을 분말과 액상차, 과립으로 가공할 수 있는 설비와 저온저장고를 갖추고 있다.

이강호 이사장은 또 ‘청다온’ 브랜드를 내걸고 아로니아, 풋사과, 비트, 부추, 천년초 등 20가지의 농산물과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순금 씨는 춘포와 웅포에서 농사지은 작두콩, 우엉차, 연근차, 여주, 돼지감자 등을 시판 중이다. 브랜드는 ‘햇살담아’다.

이성재 씨는 여산에서 꾸지뽕 농사를 짓고 있다. ‘백제꾸지뽕농장’ 이름을 달고, 전국에 꾸지뽕분말, 꾸지뽕진액을 팔고 있다.

황인동 씨는 금마와 여산에서 와송농사를 짓는다. 와송진액, 와송분말, 와송효소가 주력 상품이다. 브랜드는 ‘용화산 와송농장’이다.

김태희 씨는 황등에 회사 ‘자연도담’을 두고, 삼기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편강, 생강청, 생강즙, 도라지, 상황버섯을 생산 판매한다.

김선영 씨는 용동에서 ‘오색 쌀’을 짓고 있다. 흑미, 홍미, 녹미, 백미, 현미 등 밥맛 좋고 영양 많은 오색 쌀의 브랜드는 ‘만나 생명의 쌀’이다.

김태순 씨는 여산에서 ‘천호산 와송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와송즙, 와송분말, 와송차, 와송발효액, 생와송, 건와송, 와송과립 등이 주 생산품이다.

이정진 씨는 여산에서 어성초 농사를 짓는다. 어성초 샴푸, 어성초 비누, 어성초 바디로션, 어성초 미스트 등을 생산하고 있다. 브랜드는 ‘다나앙’이다.

조헌권 씨는 영등동 동신아파트 입구에 있는 이비즈센터 운영자다. 익산시 마을전자상거래 위탁업체인 이비즈센터는 전자상거래를 희망하는 농업인에게 오픈마켓 입점지원 사업설명 등 도움을 주고 있다.

팜파티 등 열고 농업 신뢰 프로세스 구축

좀 더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농산물가공업을 해온 이들 농업인은 국내 농식품산업이 이른바 ‘속박이’와 ‘박스갈이’ 등으로 도시 소비자들에게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것은 정말 진심으로 만들었다면 외친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깨어진 농업인과 도시 소비자와의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 협동조합은 도시민과 농민이 교류할 수 있는 팜파티는 물론 체험 행사장을 자주 열 생각이다.

도시민이 직접 농업현장을 방문해 체험하며 거짓 없이 농사짓는 모습을 확인하고 가도록 할 참이다.

또 익산시의 귀농귀촌 정책, 인구 늘리기 정책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공유경제’를 실천할 계획이다.

식품클러스터 기업과의 원료공급 확대·온라인 직거래도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 협동조합은 왕궁에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계약재배를 통한 원료공급 등 사업을 확대해나갈 각오다.

이미 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인 ㈜그린로드(대표 김지용)와의 작두콩을 공급하기 위해 약 1만 ㎡, 3천만 원의 계약재배 협약을 체결했다.

또 ㈜누리(대표 강주석)와 맞춤형 발효 건강 음료 생산을 위한 기능성 원료(아로니아 등) 5톤에 대한 공급 협약식도 마쳤다.

특히 원광대 LINC+사업단과 익산시정보화농업연구회와도 협약을 체결해 온라인 직거래 활성화도 꾀할 생각이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학교급식 납품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 토종 ‘다래와인’ 등 익산에 맞는 품종·식품 개발 주력

선도농업인들은 대부분 귀농귀촌을 실패한 이유가 바로 작목 선택을 잘못했기 때문으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은 주기적인 사이클이 있는데, 이 사이클이 상당히 심하다. 쉽게 말해 누가 어떤 농사로 돈 벌었다고 하면 우후죽순으로 몰려 결국 실패하기 십상이다.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 협동조합은 농사실패를 최소화가고 안정적인 농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익산의 풍토에 맞는 종자를 조직배양하고 농가에 보급해 고소득을 창출할 포부다.

그 첫 번째 시작이 우리나라 토종 ‘다래’로 와인을 만드는 것.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참다래는 외국산 키위다.

박기영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장은 “우리나라 토종 다래는 멀베르시드A, 컨페롤, 폴리코사놀 등 피를 맑게 해주는 기능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후레쉬한 맛이 기가 막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봄 아로니아 정원 내 하우스 터널에 우리나라 토종 다래 500주를 심었다. 내년 수확해 즙을 내어 토굴에서 발효 숙성시켜 판매할 생각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수출도 노리고 있다. 앞으로 발효 장 종류나 소스개발도 할 참이다.

농식품 허브유통사업단 협동조합원들이 생산한 가공품들.

웅포면 칠목재에 있는 아로니아 정원

아로니아 정원 내에 있는 농촌체험장 겸 카페.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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