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래방재 대표

산업단지에 있는 공장에서 소방펌프가 돌지 않는다는 급한 연락을 받고 가봤다.

책임자 말로는 지금까지 직원이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되어 있으면서 자체 점검을 해왔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책임자와 동행해 펌프실을 살펴보니 물올림탱크는 비어있고, 저수조에도 물이 거의 바닥이 나있었다.

체크밸브는 언제 동파됐는지 깨져 있고, 보조펌프는 모터가 붙어서 회전을 하지 않고 있었다.

차분히 살펴본 뒤에 물올림탱크에 한참동안 물을 채우고 주 펌프를 돌려보니 펌프가 윙~하며 돌아갔다.

더 큰 문제는 펌프는 돌아가는데 배관 압력이 금세 빠져버린다. 소화전까지 연결된 매립배관이 터져서 누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화재가 없었다는 점에 감사하면서 조치방법을 설명해주고 돌아왔다.

소방시설은 기본적으로 책임자를 두고 유지관리를 해야 한다.

책임자의 관심 밖에 있는 소방시설은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화재 등 유사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은 소방안전 관리자나 소방안전관리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등록업체(소방시설관리업자)에 소방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기적으로 정상 여부를 점검하게 하고 자체점검을 하도록 하고 있다.

현행법상 소방시설의 자체점검은 관련법에 따라 모든 건축물이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강제 점검제도다. 소방시설 자체점검 중에  ‘작동기능점검’은 소방법상 특정소방대상물로 분류되는 모든 건축물이 연 1회 이상 실시하는 기본적인 성능점검을 말하며 ‘종합정밀점검’은 비교적 규모가 큰 건축물이 1년에 1회 이상 세밀하게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소방시설관리업체에 맡겨서 점검을 실시하면 점검비용을 지불하지만 소방시설관리사를 포함한 전문 인력이 전용 점검 장비를 활용해 대상물 내의 모든 소방시설을 동작시켜보면서 부적합 내용을 확인한다.

확인한 내용은 책임자에게 전달해서 보수할 수 있도록 안내하다.

점검을 마치고 책임자에게 부적합 내용을 설명해주면 많은 분들은 안전을 위해 고치려고 하지만 이외의  다양한 반응이 있다.

지난달에 소방서에서 다녀갔는데 이상 없다고 했는데 왜 문제가 되나요?, 작년에 점검할 때는 이상 없었는데 왜 단선이 됐나요? , 작년 업체는 지적 안했었는데 이번에는 왜 지적하나요?,  이것은 빼주고요 이것은 내년에 할 것이니까 소방서에 보고하지 말아주세요 등 등.

생각해보면 소방시설 점검의 축소 또는 허위보고 문제는 대형 화재사고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르던 사안이다. 현재 소방서에서 시행하고 있는 소방특별점검도 2018년 초에 발생한 제천, 밀양 화재 참사를 계기로 안전관리 강화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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