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교육교류사업 선정돼 3개월 간 필리핀 교사 초청 교육

6월 26일 오전 10시 40분 여산초등학교 다목적관. 이재생 교장을 비롯한 전 교직원과 102명 전교생이 모여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여느 학교에나 있는 발표회의 한 장면이다.

그런데 각 학년별로 무대에 올라 펼치는 공연이 조금은 색다르다. 복장이며 춤추는 무용이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외국문화다.

교육부가 주최하는 ‘2019 다문화가정 대상국가와의 교육교류사업’에 선정된 여산초에 필리핀에서 온 여성교사 2명이 4월 8일부터 3개월 간 가르친 필리핀 전통문화를 학생들이 따라 배워 시연한 것이다. 무대 한쪽에는 학생들이 배워 만든 필리핀 전통소품들도 전시됐다.

여산초는 이날을 ‘한국-필리핀 문화 만남의 날’로 정하고 축제를 가졌다. 축제엔 12명의 유치원생까지 참여했다.

특히 유치원은 ‘바하이 쿠보’, 1·2학년은 ‘게 잡기, 농사는 힘들어’, 3·4학년은 ‘아리랑&홀로아리랑’, 5학년은 ‘필리핀 전통무용’, 6학년은 ‘그림자 연극’과 ‘필리핀 궁중무용’ 등 필리핀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동시에 선보였다.

또 학생들로 조직된 ‘다꿈소리 중창단’은 꾀꼬리 같은 음색으로 ‘피아노 속 뮤지컬’과 ‘렛온렛온~’ 2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6학년이 만든 영상엔 한국과 필리핀의 수교에 대한 역사가 소개 되며, 미국 유명팝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부른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우리는 하나의 세계’라는 노랫말처럼 학생들은 나라와 문화가 달라도 세계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필리핀 문화를 전파한 마조리 페드레 교사(34·살라콩 초등학교)와 만첼렌 G. 카락 교사(31·코우얀시 국립고등학교 영어교사)는 “여산초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따뜻한 배려에 정말 감사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여산초 선생님과 학생들은 생애 최고의 선물이다. 학생들을 가르친 것보다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다. 여러분의 모든 꿈은 수정처럼 빛날 것”이라고 어린 학생들의 꿈을 응원했다.

또한 “필리핀 음식도 만들어 나눠먹고, 학교 뒤에 있는 장태산에 올라가 쑥을 캐어 인절미도 만들어먹고, 체육대회도 같이하고, 전 교육과정을 같이한 소중한 추억을 가슴깊이 간직할 것”이라고도 했다.

학생들은 교육교류사업을 마치고 7월 5일 필리핀으로 돌아가는 2명의 외국스승을 향해 사랑의 하트를 연달아 날렸다. 3개월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함께한 즐거운 시간을 되돌리며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필리핀 교사들도 학생 한명, 한명 품에 안고 눈물을 훔치며 제자사랑을 표했다.

장미 여산초 교감은 끝인사를 통해 “한국과 필리핀 양국의 교육교류사업을 통해 다문화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상당히 향상됐다. 특히 학생들이 이번 교류를 통해 세계에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어우러지며 산다는 것을 느끼고 배우는 계기가 됐다. 여산초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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