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 대표

익산의 마을기업은 익산시민의, 익산시민에 의한, 익산시민을 위한 기업이다. 마을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지역 내에서 돌게 되며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지역특색이 가미된 특산품을 생산하고 유통해 익산의 정체성을 높이고 익산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다. 익산의 마을기업은 익산시민들의 일상 생활용품을 다양하게 만드는 기업에서부터 숙박·빵집·식당·커피숍·옷가게·치킨·이발소·자전거가게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포함된다. 그런데 이러한 마을기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리 익산의 대다수의 마을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대기업 체인점의 동네상권 침해’때문이다. 자본력을 앞세운 체인점은 익산의 토종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 지금은 익산시민이 살기 위하여 이러한 대규모 체인점 규제를 위한 익산시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때다.

프랑스 파리는 지역특색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지역에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해 면적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대규모 프랜차이즈가 특정 규모 이상에서는 장사할 수 없도록 조례로 규정해 기본적으로 사용 면적이 큰 프랜차이즈 업체가 입점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소도시 오하이(Ojai)는 2007년 12월, 도시조례로 체인점의 입점을 아예 금지했다. 오하이의 공무원들은 ‘체인점이 모든 도시들을 뒤덮는 순간 사람들은 잃어버린 과거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하이는 스타벅스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나름대로의 독특한 도시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04년 일정 규모(약 232㎡) 이상의 체인점을 막는 조례를 통과시킨 로드아일랜즈 주의 브리스콜(Bristol)과 2008년 도심에 체인점 설치를 위해서 도심의 역사적 정체성과 사업의 다양성을 해하지 않으며 기존사업들과의 조화를 증명해야 하는 ‘조건부 허가’를 하도록 한 텍사스 주의 프레드릭스버그(Fredericksburg) 등이 도시의 일부에 대규모 체인점에 대한 규제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에도 2004년 체인점에 대한 규제가 도시 전체에 적용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2015년부터는 식료품을 제외하고 약 1천800㎡가 넘는 대규모 체인점의 경우 ‘경제영향평가’를 받도록 조례를 강화했다. 이 평가는 체인점으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 재정적 영향, 수요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규제가 불씨를 지피고 있다. 춘천시의 경우, ‘춘천시 유통기업 상생발전 및 전통상업 보존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통해 대규모 점포의 휴업일수와 영업시간에 대해 규제하고 있으며 점차 확산추세다. 전통시장 8곳에 대해 전통시장 구역의 범위를 500m에서 1㎞로 확대했다. 최근 안산시는 전통시장 4곳의 직선거리 1㎞ 이내를 전통상업 보전구역으로 추가 지정하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하여 안산구도심에서는 대규모점포나 기업형 수퍼마켓 입점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규모 체인점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이러한 영업활동을 제한 없이 허용한다면 익산의 중소상공인은 설 자리가 없다. 또한, 지방자치시대의 귀중한 자산인 익산 지역 특유의 개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익산이 살기 위해서는 익산 특유의 지역성을 살린 제품들과 이를 유통하는 중소상공인들이 힘을 얻어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대규모 체인점에 대한 규제가 정당성을 갖게 된다. 물론, 이러한 규제를 한다고 해서 저절로 익산의 중소상인들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애기이다. 중소업체가 대형마크와 유사한 품목으로 경쟁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익산의 역사문화 자산을 지키지 못하고 소상공인들을 보호하지 못하면 우리 익산은 지속가능할 수 없음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선진국의 앞선 사례와 우리나라 다른 도시들의 움직임을 충분히 고려하여 우리 익산시가 ‘대규모 체인점을 규제하는 조례’를 선제적으로 제정할 것을 신중하게 권고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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