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B초등학교, 교우관계개선 프로그램 진행했다가 사태 키워

친구 간 말다툼 화해는커녕 부모 간 다툼·학교폭력으로 번져

익산 B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A양 부모가 익산열린신문을 찾아와 학교 측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 22일 저녁 <익산열린신문>을 방문한 A양 부모는 익산 B초등학교의 교육행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학생 간 갈등을 화해시키기 위해 실행한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이 오히려 갈등을 더 악화시키고, 급기야 학부모 간 갈등으로 번지게 했다”며 “이런데도 학교 측은 여전히 할 일 다 했다는 식이고, 면피성 매뉴얼 실행만 고집하고 있다”고 맹렬히 꼬집었다.

사건발단은 지난 6월 4일. B초등학교 6학년인 A양은 학교에서 무리지어 다니는 동급생 6명으로부터 “점심시간에 조회대 앞으로 나오라”는 말을 듣고 겁이 났다.

A양은 즉각 담임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담임교사는 6명에게 “무리지어 1명을 불러내는 것은 위압감을 줄 수 있다”며 주의를 줬다.

담임교사는 또 6명으로부터 “A양이 우리 6명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어서 정말 그랬는지 물어보려고 불렀다”는 말을 듣고 탐문에 나섰다.

친구들 증언으로 A양이 6명을 험담한 것으로 결론지은 담임교사는 6월 11일부터 ‘A양과 6명’을 대상으로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을 학교 점심시간에 5~10분씩 10회 진행키로 했다.

프로그램은 각자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말하고, 약속을 지키는지 확인하는 식이었다.

A양은 “6명이 주도하는 ‘페이스북 단체 메시지방’에서 내 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다른 아이들과도 내 뒷담화를 하지 말고, 나를 단체로 부르지도 말라”고 했다. 6명도 “A양이 우리를 험담하지 않고 다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렇게 약속리스트를 정하고 매일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A양은 심적 고통에 시달렸다. A양은 부모에게 “학교 가기 싫다”며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았다. “나는 혼자인데 6명이어서 무섭고 두려워 할 말도 다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A양 부모는 분개했다. 학교에서 프로그램 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A양과 6명이 한 자리에서 한다는 것을 처음 알고 깜짝 놀랐다. 프로그램 참관을 거부당한 부모는 거세게 항의했다.

학교 측은 “A양이 ‘6명이 약속을 잘 지켜줘서 고맙다’고 프로그램을 받고 난 후 소감에 글을 적었다”며 “A양이 프로그램에 불만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A양은 “선생님이 만든 프로그램에 불평을 하면 혼나기도 할 것 같고, 애들에게 불만이 있다고 하면 애들이 뒤에서 저를 왕따 시키고 그럴까봐 괜찮다고 했다”고 고백했다.

교우관계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6명 무리의 페이스북 단체 메시지 방에는 A양의 험담이 계속됐다. 프로그램을 아니함만 못한 셈이다.

학교 측은 6명 학부모를 불러 A양과 부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사과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오히려 학부모 간 말싸움을 벌이는 등 갈등만 부추기는 결과만 낳았다.

급기야 폭행사건도 벌어졌다. 6명 무리 중 1명이 A양의 허벅지를 발로 걷어 찬 것.

학교 측은 이를 이유로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겠다는 입장. 하지만 A양 부모는 “가해학생과 부모가 사과를 했다. 굳이 학폭위를 열어 징계까지 한다면 학생들 사이는 더욱 멀어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A양 부모는 “먼저 사태를 키운 것은 학교 측이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고, 정중하게 학부모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 또 책임 면하려고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이니 형식적인 매뉴얼은 하지 말라. 그냥 아이들이 알아서 하게끔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개입을 하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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