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제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제 딸과 관련하여 진행한 학교 측의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과 그리고 그 이후 학교 측의 행태들이 오히려 제 딸과 또래 친구들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학부모들 간의 반목까지 발생하게 하여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관련기사 본보 7월 29일자 4면 현장취재>

익산 A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의 엄마라고 밝힌 B씨가 지난 14일 ‘우리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신문고’에 올린 머리글이다.

학생 간 갈등을 해결하려고 실시한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이 오히려 갈등을 악화시키고 급기야 학부모 갈등으로까지 번져 논란을 빚고 있는 익산 A초등학교가 국민신문고에 올랐다.

B씨는 “학교 측은 지금도 여전히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수차례 개선조치를 요구해도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관할 교육청인 전라북도교육청도 제 식구 감싸기에 일관하고 있다”며 “더욱이 학교 측에 개선조치를 요구한 저의 가족은 되레 다른 학부모들에게 비난을 받게 되는 문제까지 야기 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B씨는 자신의 딸이 동급생 무리아이들을 험담한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담임교사가 다른 아이들의 증언만 믿고 자신의 딸을 친구들을 험담하고, 거짓말까지 하는 아이로 만들어버렸다고 분개했다.

특히 담임교사가 자신의 딸과 무리아이들을 같은 교실에 모아놓고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을 9회 실시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고 사이만 더 악화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B씨는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에서 서로 험담하지 않기로 약속한 것도 지켜지지 않았고, 오히려 무리아이들이 자신의 딸을 페이스북 단체메시지방에서 험담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학교 측이 B씨의 딸을 험담한 무리아이들의 부모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사태가 학부모간 갈등으로 번졌으며 급기야 B씨의 딸이 무리아이 한 명에게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이는 일도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B씨는 “학교 측에 항의할 때마다 학교 측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기를 원하느냐는 말만 되풀이하더니 끝내 우리 가족이 원하지 않는 학폭위를 열고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론지었다. 책임만 면하려는 학교 측의 행태에 몸서리쳐진다”고 혀를 찼다.

B씨는 학교 측은 이 사건과 관련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할 것과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체감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며 자신의 딸이 무리아이들을 험담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든 학생들에게 알려 핍박받지 않도록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우창수 기자

다음은 B씨가 국민신문고에 올린 글의 전문.

저는 전북 익산시 OOOO초등학교 6학년 OOO 학생의 엄마 OOO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제 딸과 관련하여 진행한 학교 측의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과 그리고 그 이후 학교 측의 행태들이 오히려 제 딸과 또래 친구들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학부모들 간의 반목까지 발생하게 하여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학교 측은 지금도 여전히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수차례 개선조치를 요구해도 귓등으로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관할 교육청인 전라북도교육청도 제 식구 감싸기에 일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학교 측에 개선조치를 요구한 저의 가족은 되레 다른 학부모들에게 비난을 받게 되는 문제까지 야기 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학교 측의 행태는 교육공동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순수한 동심을 망가뜨리는 야비한 집단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정말 제 딸과 어린 학생들을 이들에게 맡겨야 하는지 심히 걱정이 듭니다.

사건의 시작은 몇 달 전 일입니다. 어느 날 제 딸이 동급생 무리아이들로부터 점심시간에 조회대로 나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전에도 제 딸은 무리 아이들에게 수차례 불려 나가 취조당한 경험이 있어 차라리 ‘왕따’를 당할 각오를 하고 담임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제 딸 대신 무리아이들을 만난 선생님은 ‘제 딸 OOO가 무리아이들을 험담하고 다녀서 그 게 사실인지 물어보려고 불렀다’는 무리아이들의 말을 듣고 진위 파악에 나섭니다.

제 딸 OOO는 선생님에게 ‘무리아이들을 험담한 사실이 없다. 그런 기억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으나 선생님은 다른 아이들을 조사했는데 ‘OOO가 무리아이들을 험담했다’는 증언자가 있다고 몰아세워 결국 우리 OOO를 험담한 아이로 결론지었습니다.

소위 교육자라면 험담의 진위여부를 조사할 것이 아니라 험담의 진위여부를 떠나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타일러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담임선생님은 교육자이기보다 마치 수사관처럼 험담의 진위여부를 캐묻고 다니더니 증언자라는 다른 아이들의 말 한 마디로 제 딸을 죄 지은 범인처럼 만들어버렸습니다.

이런 일은 법원에서도 하지 않는 행위 아닙니까. 담임선생님은 제 딸을 한 순간에 무리아이들을 험담하고, 거짓말까지 하는 못된 아이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입니다. 담임선생님은 제 딸 OOO와 무리아이들의 사이를 개선시키겠다며 한 교실에 모아 놓고 서로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도록 했습니다.

제 딸과 무리아이들은 서로 욕과 험담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특히 무리아이들이 페이스북 단체메시지방에서 제 딸 OOO를 험담하지 않기로 서로 약속했습니다.

그렇게 아홉 번의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서로 약속한 것을 잘 지키는 지 확인하는 식이었습니다.

제 딸아이는 무리아이들과 같은 교실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차마 하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프로그램인데 불편하다고 하면 혼날까봐, 그리고 무리아이들에게 심한 따돌림을 당할까봐였습니다.

무엇보다 제 딸은 예전에도 무리아이들을 험담한 일이 없으니 험담할 리가 없었지만, 무리아이들은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제 딸 OOO를 페이스북 단체메시지방에서 험담을 해왔습니다.

이렇게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은 아무 효과도 없이 오히려 학생들의 관계만 악화시켰습니다.

그런데도 학교 측은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무리아이들 페이스북 단체메시지방에서 학교 일부 선생님들에 대한 욕설이 있었고, 이를 확인한 선생님 한분이 교권위원회를 열 것을 요구해 학교에서 교권위원회를 열고 욕설을 한 학생들의 징계 여부를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아니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이 엉망인 것은 놔두고 선생님 자신들의 권위만 찾겠다고 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교육자입니까?

물론 교권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교권위원회가 열리면서 관련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저희 가족이 비난의 화살을 맞는 게 당연한 일입니까?

이게 다가 아닙니다. 학교 측의 행태는 두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졸했습니다.

이미 또래 아이들에게 이미지가 추락한 제 딸 OOO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학교 측에 물으면 학교 측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 것인지만 저에게 되물었습니다.

학교는 학생들 징계여부만 관심 있지, 학생들이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은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학교에선 무리아이들 부모들을 불러서 ‘당신들의 자녀가 페이스북 단체메시지방에서 OOO를 험담했다. 그러니 OOO 부모에게 사과를 하라’고 말하며 사태를 매듭을 지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과는커녕 오히려 학부모들 사이에 갈등만 생겼습니다. 무리아이들 부모들의 입장은 ‘제 딸 OOO가 무리아이들을 먼저 험담했으니 자기네 아이들도 제 딸 OOO를 험담하는 게 뭐가 잘못됐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학교 측에서 이미 제 딸을 험담하고 거짓말 하는 아이로 만들어놓고 상대 아이들 부모에게 사과하라니 앞뒤가 맞는 말입니까. 그 말을 듣고 어느 부모가 저와 제 딸 OOO에게 사과를 하겠습니까.

오히려 그들이 저와 제 딸에게 먼저 사과하라며 손가락질하고, 일만 더 커졌습니다.

이렇게 어물쩍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제 딸 OOO는 무리아이 중 한 아이에게 발로 허벅지를 걷어차이는 폭행사건이 벌어집니다.

그제 서야 학교는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겠다고 야단이었습니다. 저는 학폭위를 여는 것을 극구 반대했습니다. 제 딸을 발로 찬 아이들 징계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었기에 근본적인 처방을 요구했습니다.

학생들이 예전처럼은 아니더라도 서로 싸우며 살지 말고 무사히 졸업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 마음은 아마 저와 같은 모든 학부모들의 똑같은 바람일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무리하게 학폭위를 열더니 끝내 제 딸에 관련된 것들은 학교 폭력이 아닌 단순 실수로 결론지었습니다. (해당사안은 “학교폭력 아님”으로 결정해 주셨습니다.)

한 마디로 할 일 다 했다는 것입니다.

책임만 면하려는 학교 측의 행태에 몸서리쳐집니다. 이들이 과연 교육자입니까. 학교에 출근해서 교과서대로 가르치는 직장인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너무 심한 표현일까요. 속이 다 타들어가는 부모의 심정을 학교에서 알기나 할까요.

저는 학교 측에 사태를 바로 잡아줄 것을 수없이 요구했습니다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묵살 당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국민신문고를 통해 학교 측에 간절히 요구합니다.

첫째, 이 사건과 관련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하십시오.

둘째, 교우관계개선프로그램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체감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하십시오.

셋째, 제 딸 OOO가 무리아이들을 험담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든 학생들에게 알려 제 딸이 핍박받지 않도록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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