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산면 진형섭 옹, 팔순 나이 무색 전북 최초 애플망고 재배 성공

2대 익산시의원 출신 농업인… ‘딸기 수경재배’ 확산시킨 일등공신

인도나 필리핀, 베트남 등지에서 재배되는 아열대과일 ‘애플망고’가 익산의 옥토에서 생산됐다.

전북 최초로 애플망고 재배를 성공한 주인공은 팔순이 넘은 노인. 바로 익산시 낭산면 낭산리에 사는 진형섭 옹(81)이다.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 통합당시 제2대 익산시의원을 지내 ‘시의원 할아버지’로 통한다.

나무를 심은 지 3년 만인 지난 6월 첫 결실을 맺은 그의 애플망고는 서울 강남 등 롯데백화점에 출하돼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1kg에 평균 3만 원정도 나갈 만큼 비싸다. 그만큼 고수익 작물이다.

연동하우스 200평에 심은 130그루 애플망고의 첫 수확량은 약 300kg. 그는 내년이나 내후년엔 1천300kg정도 수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플망고는 보통 겉과 속이 노란 일반 망고와 달리 겉이 사과처럼 붉었다가 노랗게 익어가는 게 특징이다. 속은 일반 망고처럼 노랗지만 당도는 20~22브릭스로 월등히 높다. 무엇보다 향이 좋으며 달고 맛있다.

크기는 고구마와 비슷하며 타원형으로 길다. 직경은 6~7cm, 길이는 12~13cm 정도다. 속에 있는 씨는 기다랗고 넓적한 구두주걱처럼 생겼다.

그는 원래 높이가 30m로 크게 자라는 애플망고를 1m~1m50cm가량으로 성인허리높이만큼 낮춰 재배하고 있다. 나무 관리와 수확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애플망고 수확은 보통 6~7월에 끝이 나지만, 그의 농장엔 익어가는 애플망고들이 많다. 억제재배를 통해 키운 것들로 올 추석명절 선물용으로 출하할 예정이다.

1967년부터 50년 가까이 딸기농사를 지어온 그가 애플망고 재배로 전환한 것은 3년 전. 정헌율 익산시장이 함열에 ‘미래농정국’을 만들 때 경쟁력 높은 새로운 작물을 조사한 끝에 애플망고를 선택했다.

그가 짓던 5천 평 딸기 비닐하우스 11개 동은 큰 며느리(웰컴투딸기네)와 작은며느리가 나누어 맡고 있다.

그는 전북농업의 선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익산시딸기연구회장과 전북딸기연구회장을 역임한 그는 2009년 누구도 겁나서 시도조차 못했던 딸기 수경재배(고설재배)를 전북 최초로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수경재배를 확산시킨 일등공신인 셈이다.

시의원 할 땐 마한제전위원회 3대 위원장을 지내면서 경주시와 자매결연을 이뤄냈고, 금마가 고도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힘썼다.

또 고적연구회장 할 땐 왕궁면 제석사지 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낭산초, 여산중, 이리고를 졸업한 그는 전북대 농대 수의학과를 나온 수의사 출신이다. 1961년 국비장학생으로 2년 간 유학길에 올라 일본 홋카이도농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엘리트였다.

그의 명함은 ‘산들농장’이라고 적힌 한글을 빼곤 전부 영어다. 6년 전부터 카자흐스탄과 키르키스스탄에서 딸기농사를 지도하고 있어 어디든 써먹을 수 있게 만든 명함이다.

그는 “애플망고를 선택하고 재배에 성공하기까지 선진지 견학 등 많은 도움을 준 황지중 스마트농업계장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며 “애플망고가 확산돼 많은 서민들이 즐기고 딸기처럼 대중화된 국민과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시범농장을 많이 만들어 묘목 지원 등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플망고는 가운데 씨를 중심으로 3등분으로 길게 자른 후 열십자 모양으로 네모낳게 조각을 내면 입으로 베어 먹기 좋다.

구두주걱처럼 납작하고 긴 애플망고 씨앗.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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