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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마을일지 쓴 ‘편백마을 똠방각하’이종석 성당면 두동마을이장 43살부터 동네 대소사 기록 마을운영위 조직 58세대 주민 화합 이끌어… 30년 농사일기도
우창수 기자 | 승인 2019.08.20 09:46

이장할 때 쓰기 시작한 마을일지는 그 마을의 역사가 됐다. 또 농사지으며 소소한 삶의 기록까지 쓰고 있는 일기는 자서전이 돼가고 있다.

편백나무숲으로 유명한 성당면 두동마을 이종석 이장(67)의 이야기다.

그가 이장을 맡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그러니까 마을일지를 쓰기 시작한 것이 무려 25년 전이라는 소리다. 하지만 중간에 5년은 3명의 이장이 마을일을 맡아 그만큼 공백기가 있으니 정확히는 20년간 마을일지를 쓴 셈이 된다.

그가 쓴 마을일지는 두툼한 공책으로 5권. 마이크를 들고 안내 방송한 내용이며, 마을의 회의내용, 그리고 마을운영위원회 회의 내용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43살부터 20년째 이장을 맡고 있는 그는 익산에서 ‘최장수이장’으로 손꼽힌다. 그만큼 58세대 주민들의 신임이 두텁다.

마을 후배인 박귀열 씨(54·익산시마을만들기협의회장)는 그를 ‘친애하는 똠방각하’라며 살갑게 부른다.

최기인 작가가 쓴 동명소설 ‘똠방각하’에서는 ‘허풍이 많고 과장하며 허세부리는 사람’으로 표현되지만, 박귀열 씨는 애정과 존경을 담아 20년째 마을을 잘 이끌고 있는 똠방각하로 추앙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마른 체구에 해맑은 미소는 이종석 이장의 트레이드마크다. 성격은 불같이 급하지만 화끈하다. 한번 정한 길은 되돌아가는 법이 없다.

그런 그가 이장을 맡은 후부터는 ‘온화한 리더십’의 소유자가 됐다. 마을 일은 말보다 행동, 바로 몸을 사리지 않는 솔선수범으로 주민들을 감동시켰다.

그래도 그는 “주민 한 명 한 명 성격이 다르다. 의견을 하나로 합치기가 정말 어렵다. 아무리 제가 잘한다고 해도 마음에 쏙 들어 하는 주민들이 어디 많겠는가. 주민 전체를 만족시킬 순 없지만, 마을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없기에, 또 마을 화합을 위해 조직한 게 바로 ‘두동마을운영위원회’다. 이장인 그도 운영위원 12명 중 한 명이다. 마을 대소사는 모두 마을운영위에서 논의하고 결정해 마을 총회에 보고한다.

두동마을은 마을운영위를 통해 정보화마을, 체험관, 무인찻집 등 많은 사업을 이뤄냈다.

지난 6월 성황리에 막을 내린 ‘익산 두동편백마을 힐링 숲 축제’도 모두 마을운영위 주도로 진행했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의 축제가 됐다.

두동마을에서 나고 자란 이종석 이장은 1만여 평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 농부다. 그는 대농은 아니고 중농이라고 말한다.

농사를 잘 지으려고 쓰기 시작한 ‘농사일기’는 올해로 꼬박 30년째다. 공책으로 따지면 30권이 넘는다.

씨뿌리고, 약주고, 물주고, 비료 준 날짜를 상세히 기록한 농사일기는 그 다음해 농사짓는데 쓰이는 중요한 데이터다. 또 누구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것까지 기록한 자서전이기도 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일과를 적고 잠을 청한다는 그는 “일기는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일부분”이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는 근동에서 소문난 효자이기도 하다.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자수성가를 이뤘고, 선친(고 이봉교)이 1993년 73세 일기로 눈을 감을 때까지 봉양했다. 지금은 98세 된 어머니(박막예 씨)를 모시며 옆집에 사는 103세 외숙모도 돌보고 있다.

이종석 이장이 마을일지를 가슴에 안고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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