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익산시장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둔 오늘날, 은퇴 이후 30여년을 어디서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과거 산업화와 도시화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 농촌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고 당시 이처럼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는 현상을 두고‘이촌향도(離村向都)’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러나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 시도별 순이동 수｣ 분석에 따르면, 오랫동안 이어진 이촌향도의 흐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으로부터 28년 뒤인 2047년이 되면,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인구가 이동하는 역(逆)이촌향도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인구정책의 새로운 대안으로 일명‘연어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 프로젝트는 연어가 큰 바다에 나가 일생을 살다가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듯, 은퇴 이후의 삶을 고향에서 보내고자 하는 전북 출향인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정책을 가리킨다. 현재 익산시는 그 동안 귀농·귀촌으로 대표되었던 기존의 인구유입 정책과 별개로 은퇴자 인구유입을 위한 차별화된 시책을 마련하기 위해 큰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우리 익산은 교통의 요지로서 KTX익산역을 통해 서울까지 1시간 만에 도달할 수 있는 높은 접근성을 갖추고 있으며,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지역거점의료기관 원광대학교병원이 위치해 은퇴자 유치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강·만경강 국가하천과 드넓은 만경평야, 유네스코 백제역사유적지구 등 우리시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어매니티 자원은 이주를 고민하고 있는 은퇴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갈 것이다.

연어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리 익산이 갖추고 있는 유리한 여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은퇴자의 주거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인 주거와 소득·일자리, 의료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거’는 은퇴자의 지역 이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알려진 만큼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은퇴자 유입을 고려한 주택의 원활한 공급을 추진하고, 우리 시민들이 보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속에서 여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쾌적한 정주환경과 매력적인 경관을 갖춰나가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소득·일자리’는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은퇴자 가구의 경제적 문제와 사회적 요구에 대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시책을 통해 은퇴자의 재취업과 은퇴 이전 경력을 활용한 다양한 경제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면, 은퇴자 가구의 소득향상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의료’는 노후의 삶에서 건강이 차지하는 절대적인 비중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와 닥터헬기를 보유하고 있는 원광대학교 병원이 우리 지역에 위치하는 만큼, 이와 연계한 스마트 헬스케어체계의 구축을 통해 은퇴자와 시민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늘날 인구문제는 익산시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지자체가 직면한 공통과제이며,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연어 프로젝트와 같은 고밀도 처방이 절실하다.

앞으로 익산시는 연어프로젝트와 더불어 단기 및 중장기 정책을 동시에 고려하며 인구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지역사회와 익산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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