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잘못 지적한 회원 A씨 강제 퇴출… 익산시에 ‘폐쇄’ 요구 진정서

남중동 탁구교실 동호회 감사 C씨가 회원 A씨에 대해 적어놓은 글(왼쪽)과 A씨가 남중동 탁구교실 폐쇄를 해달라고 익산시에 낸 진정서.

남중동 주민자치프로그램인 탁구교실이 회원간 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5년여 동안 탁구교실 회원이었다 최근 제명된 A씨(76)는 “탁구교실 31명 회원들의 자치조직인 남중탁구동호인모임 집행부가 탁구교실 수강료 일부를 남중동사무소에 납부하지 않고 유용해왔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A씨는 "탁구교실 회원은 남중동사무소에 수강료를 반드시 납부하고 이용해야 한다. 수강료는 65세 이상 월 5천 원, 65세 이하 월 1만 원"이라면서 "하지만 동호인모임 집행부가 동사무소에서 수강료를 3개월 단위로 걷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납부기간이 지난 중간에 들어온 회원으로부터 1~2개월 치 수강료를 받아 챙겨 모임의 운영비로 써왔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동호인모임은 “중간에 들어온 회원은 1~2개월 수강료를 낸 것이 아니고 탁구장 소모품(휴지, 커피, 청소용품, 비누 등)을 사용할 때 필요한 용품대금으로 협조를 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중간에 들어온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 탁구교실을 오시는 분들로 청소도 하지 않고 해서 미안한 마음으로 협조금을 낸 것이다. 2018년 3분기 결산 장부에 김모 씨 3만 원, 박모 씨 2만 원, 이모 씨 2만 원, 정모 씨 1만 원을 협조금으로 받은 기록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탁구교실에서 제명된 A씨는 또 “최근에 감사인 C씨가 집행부의 잘못을 지적해온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강제 퇴출을 시키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유인물을 만들어 전 집행부와 회원 6명을 쫓아낸 나쁜 사람으로 매도했다"며 "결국 유인물을 받아본 회원들이 나를 오해해 강제 제명되는 수치를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C씨는 지난 8월 5일 임시총회에서 자신을 겨냥한 유인물을 나눠줬다.  C씨가 직접 쓴 A4용지 3페이지 분량의 유인물 제목은 ‘2019년 6월 26일 수요일은 남중탁구동호인모임의 치욕의 날.’

유인물에 내용의 골자는 ‘A씨가 지난 6월 26일 집행부의 총무와 회장 등을 안하무인격으로 추궁하고 질책해 결국 자리를 박차고 탁구교실을 떠났다. 그 전 집행부도 이렇게 해서 떠났다’며  A씨에게 ‘조용히 나가라’고 종용하는 내용이었다.

특히 C씨는 ‘친목행사를 파행으로 끝나게 하고 친목을 불목으로 만들고, 떠난 회장단과 30여 회원들의 명예와 인격을 짓밟고 훼손한 점, 대외적으로 남중탁구모임의 좋은 이미지를 손상시켜 놓고도 일말의 반성도 없다니 철면피란 말입니까? 인면수심,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란 말입니까? 아니다면 이제 조용히 나가세요'라며 A씨에 대한 인격모독적인 글도 적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제정된 회칙엔 ‘모임의 원활한 운영을 방해하며, 탁구장의 질서를 문란케 하고, 친목을 해치는 자는 회장이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참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제명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새로 회칙이 만들어지자 A씨의 제명 안건이 올라왔다. C씨는 "A씨를 나가게 하려고 유인물을 작성 배포했다"고 발언했다. 거수투표로 A씨는 제명됐다.

A씨는 “어떻게 나의 변명조차 듣지 않고 제명 처리할 수 있는지 정말 어이가 없다. 더욱이 탁구교실을 탈퇴한 전 집행부가 나 때문에 떠났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C씨가 나 때문에 떠났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또 내 말은 전혀 듣지도 않고 나를 싫어하는 자신의 감정을 마치 진실인 듯 회원들에게 호도해 나에게 수치심과 모멸감을 안겨줬다”고 울분을 토했다.

동호인모임은 또 “임시총회 때 A씨에게 참석해 달라고 했는데 참석치 않아 변명기회를 줄 수가 없었다. 전임 집행부의 임원들은 A씨의 계속적인 질책으로 회의 중에 자리를 떠났으며, 회장 총무직을 못하겠다고 하며 회의장을 나갔다”고 반박했다.

A씨는 “공금을 유용하고, 파벌을 형성해 마음에 안 드는 회원은 무차별적으로 내쫓는 남중동탁구교실을 폐쇄해달라”고 익산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동호인모임은 "A씨로 인해 분란이 잦아 제명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제명처리는 했지만, 탁구는 계속 쳐왔다. 제명으로 감정을 상했을 A씨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지금이라도 옛날 일을 훌훌 털고 A씨와 회원 모두가 화합해서 나갔으면 좋겠다"며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남중동사무소 지하1층에 있는 탁구교실 입구.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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