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게 항의하자 업체 “비용 깎아주겠다” 제안 ‘덤터기’ 의혹 짙어

접촉사고 났을 때 찍은 피해차량 사진(왼쪽)과 서비스업체의 수리비청구서.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는데 수리비가 수 백 만 원이나 나왔네요. 자동차서비스업체가 보내온 청구서 보니 사고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곳도 수리해놓고 비용을 청구했네요. 정말 너무한 것 아닙니까.”

김모 씨는 지난 8월 12일 오전 동산동 제일1차아파트 주차장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다. 아침 출근을 위해 승용차를 몰고 나오던 중 주차돼 있던 2008년식 토스카 LPG차의 옆을 부딪친 것.

김 씨의 차는 범퍼에 살짝 키스가 난 수준이었지만, 피해차량인 토스카는 운전석 옆 ‘범퍼’와 ‘펜더’가 찌그러졌다.

김 씨는 며칠 후 피해차량 수리를 맡은 한 자동차회사 서비스업체로부터 청구서를 받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청구액은 무려 213만5천100원. 범퍼와 펜더를 교체하는 비용치고는 너무 많았다.

자동차 수리비가 200만 원 이하이면 보험료 할증이 2~8% 상승하는데 비해 200만 원을 초과하면 보험료가 특별할증으로 약 12~18% 상승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낀 김 씨는 청구서를 꼼꼼히 훑어봤다.

김 씨는 “청구서를 보니 사고가 나지 않은 ‘보닛’까지 도색했고, 지난 6월 10일 유리막코팅(특수코팅)도 했던 차라며 유리막코팅 비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김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공업사에 찾아가 청구서를 보여주며 자문을 구했다. 공업사 사장은 “피해차량의 사고 난 부위와 직접 관련 없는 곳도 수리해 비용을 과다청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업사 사장은 또 “특정 자동차회사에서 만든 차만 수리하는 서비스업체이다 보니 수리를 맡기는 차가 많지 않아 한 번 들어오면 덤터기를 씌우려는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도 간다”고 귀띔했다.

김 씨는 자문을 받자마자 가입한 자동차보험회사 보상과 직원에게 전화로 “사고가 나지 않은 곳까지 수리를 한 것 같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보험회사 직원은 “피해차량 운전자가 사고 때문에 보닛도 키스가 났다고 도색을 요구해 수리했다”며 “비용이 너무 비싸면 200만 원 이하로 깎아주겠다”고 서비스업체에서 제안했다고 알려왔다.

김 씨는 “서비스업체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 사고가 나지 않은 곳까지 수리해 과다청구했다는 확신이 든다”며 가입한 자동차보험회사에 ‘수리비 지급정지’를 신청했다.

조만간 김 씨는 해당 서비스업체를 ‘수리비 허위과다청구’로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다.

김 씨는 “가벼운 접촉사고는 흔한 사고인데 이렇게 사고가 나지 않은 곳까지 수리해 과다청구하면 결국은 가해차량과 피해차량은 물론 전 국민의 보험료 할증으로 이어져 국가적인 손해를 볼 것”이라며 “아무리 살기 팍팍하더라도 남을 속이고 돈을 버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한숨지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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