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의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묻다

봉귀숙 소장

광복72주년 2017년 8월15일 익산역에 평화의소녀상이 세워졌다.

2017년 2월에 “익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시민추진위원회”가 결성하고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가두모금, 평화의음악회, 평화나비, 평화저금통 활동을 통해 얻어진 결과로, 시민사회단체 116곳, 기업 40곳, 학교 29곳, 158가족(624명), 개인 1885명이 참여했다.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익산시민들의 참여가 있었던 것은 2015년 12월28일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또다시 조국이 버린 날이 계기가 되었다. 이 합의는 박근혜 정부가 전범일본에 면죄부를 준 것이었다. 이는 23년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거리에서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해 수요시위를 하던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절규를 국가가 외면한 사건이었다. 익산시민들은 더 이상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박근혜 정부에 분노하며 시민 스스로가 일본군위안부피해자 문제를 기억하고 연대하기 위해 직접 행동한 것이다. 애초에 계획했던 평화의소녀상건립과 그 과정을 담을 백서를 발간하며 2018년 8월15일 익산 평화의소녀상 건립시민추진위원회는 해단식을 갖고 남겨진 과제는 이 사업의 제안 단체인 익산여성의전화가 떠안게 되었다.

미래세대를 위한 올바른 역사교육과 참혹한 전쟁범죄의 희생양이 된 여성들의 인권과 명예 회복, 전쟁으로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서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러한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먼저 “일본군위안부피해자”문제에 대해서 익산시민 사이에도 다양한 시각 차이가 있다. ·‘현재의 일본과 한국의 경제관계를 살펴보아야지, 과거사를 가지고 불편한 관계를 만들지    말자’, ‘수치스러운 일인데 왜 자꾸 끄집어내느냐’와 같은 이러한 차이가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여겨진다.

우리나라도 오랫동안 일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것에 대해 대안을 모색했지만 여러 가지 여건으로 진척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서 자립경제구조를 가지려는 문재인 정부의 대책을 접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과의 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어 굴욕적인 외교관계가 단절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수치스럽다”라는 일부 시민들의 자세다. 분명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저지른 야만적인 범죄행위에 대해 가해자를 꾸짖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은 ‘정절을 빼앗겨 몸을 더렵혔으면 그 자리에서 죽어야 마땅했던’우리 안에 남아 있는 가부장제의 소산이다. 이러한 통념은 그동안 익산지역 안에서 발생하는 젠더폭력(성폭력․가정폭력․성희롱․성매매)에 대해 그 발생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려 피해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1977년11월에 발생한 이리역 폭발사건으로 죽어간 가난한 여성들의 죽음을 애도하거나 기억하지 않는 원인이기도 하다.  

2019년 8월14일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기림의 날을 익산에서는 처음 시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이 날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이지만 침묵해야 했고 온전히 위로받지 못하고 죽은 혹은 현재도 고통당하는 여성들이 생기지 않도록  젠더와 인권 교육의 장이 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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