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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 새로운 공연문화 정착시킨 종합예술인 ‘김민수’국악‧서예‧시‧수필 등 다방면 탁월 자타공인 '팔방미인'
황정아 기자 | 승인 2019.09.23 09:59

이준용 선생에 호남 우도농악 사사… 대금‧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 공부

문화예술단체 소리뫼 창립 공연기획자로 활약… ‘각설이뎐’ 등 인기몰이

세 딸 모두 국악 전공 아내도 무용‧민요… 국악가족 명성 해외공연 초청

해가 어둑해질 무렵 동구 밖에서 큰소리의 노래 소리가 나면 영락없이 술 취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동네에서 주사가 심한 술주정으로 유명했다. 그 아버지는 상여 소리를 아주 잘해 인근 마을 장례 상여 소리도 도맡았다.

지금 생각하니 술 취해서 부르던 민요 가락도 제대로 배웠으면 아마도 유명 국악인이 되었을 텐데 못 배운 게 안타깝기만 하다.

익산 문화예술단체인 ‘소리뫼’ 김민수 대표 아버지의 이야기다.

그런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덕분인지 오늘날 익산의 문화예술의 공연자이자 기획자로 우뚝 선 그도 일찍이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한 것을 아쉬워한다.

사진‧서예‧문학 두각…시집 3권 수필집 2권 펴내

국악인 김민수 대표는 종합 예술인이다. 오래전에 문화재인 김제 백구의 이준용 선생을 만나 호남 우도 농악을 익혔다.

한 때는 이준용 선생의 기예를 물려받고자 집에서 숙식을 하다시피하며 공부했다.

이렇다 할 제자가 없던 선생은 그가 한창 공부가 무르익을 무렵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그 후로 그는 본격적인 국악의 길로 입문했다. 장구는 물론 대금과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를 공부했다.

종합예술인의 끼를 주체하지 못한 그는 국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다.

한소윤 선생에게 서예를 배워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날렸다. 국회의사당과 미국 뉴욕 등지에서 동인전시회를 열었다.

사진작가로도 활동한 그는 문학에도 두각을 보였다. 익산 문인협회 사무국장과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고, 구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3권의 시집과 2권의 수필집을 낼 정도로 필력이 대단한 팔방미인이다.

딸 아라‧희라‧유라 차세대 국악명인 무럭무럭

소리뫼 김민수 대표하면 ‘국악가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국악가족을 의도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순전히 우연히 구성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제일 먼저 큰 딸인 아라 씨(여수 시립국악단 근무)는 아버지 공부를 따라갔다가 우연히 이준용 선생의 눈에 띄어 국악에 입문했다.

장구에 소질을 보인 아라 씨는 전북대 한국음악과에서 타악을 전공했다. 지금은 여수 시립국악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둘째 희라 씨는 중학교 졸업 무렵까지 국악에 전혀 관심이 없는 평범한 여학생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국악을 하고 싶다고 생떼(?)를 쓰기 시작해 식구들이 회의 끝에 거문고를 시작했다. 전북대에서 거문고를 전공했다.

늦둥이 막내 유라 양(국립전통예술고 재학)은 시조창을 배우는 부모님을 따라갔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판소리에 입문했다.

명창 임화영 익산국악원장에게 판소리를 배운 유라 양는 어린 나이에 대회에 나가 대상을 차지하는 등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국립전통예술고에 재학 중인 유라 양은 명창 왕기석 선생에게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김 대표의 부인 최미자 씨는 부군과 세 딸의 뒷바라지를 하다 보니 국악에 재미를 느껴 무용과 민요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온 가족이 국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가 공유됨에 따라 어울림이 잘된다.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은 국악인 셈”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국악가족이 유명세를 타면서 그는 국악가족 발표 공연을 4회째 실시하고 있다. 또 소외계층 찾아가는 순회공연과 태국에서 열리는 국제 민속축제에 5회째 참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돈(?)도 안 되는 문화예술단체 소리뫼 창립

그가 이끄는 문화예술단체 소리뫼는 국악과 마당극으로 유명하다.

소리뫼는 익산에서 어느 단체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년에 10개 이상 다양한 공연(국‧도‧시비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소리뫼의 전매특허품은 추석날 공연과 ‘각설이뎐’이다. 추석날 공연은 익산에 문화가 있는 명절이 있으면 좋겠다고 기획한 게 어느덧 5회째다.

올해도 국악과 서커스의 만남으로 많은 시민들에게 칭찬을 받았다.

‘각설이뎐’은 해마다 배산공원 야외무대를 인산인해로 물들인다. 행사장마다 품바 공연에 사람이 몰리는 것에 착안해 기획한 작품이다.

그는 “품바 명인들을 초대해 한바탕 웃어보자고 준비한 것이 각설이뎐”이라며 “

생각대로 공연은 대 성공이었고 배산체육공원이 생긴 이래 최대의 인파가 모였다고 익산시에서도 칭찬이 자자했다“고 말했다

소리뫼는 익산 문화예술 공로상을 비롯해 익산 시정발전 유공자상, 한국연예인협회 이사장상, 아시아 문예대상 전통공연부문 수상, 전통예술 아시아 브랜드상 수상 등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팔도각설이 페스티벌 열 터”문화기획자로 우뚝

그는 "문화는 실행하는 사람보다 보는 사람이 만족해야 제대로 된 공연"이라고 말한다.

공연자가 아무리 무대에서 신나고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보는 사람이 흥이 없으면 실패한 공연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올 추석 공연 때 국악공연인데도 마치 아이돌 공연 같은 관객들의 함성과 열기를 보고 놀랐다.

함께 출연했던 왕기석 명창은 “다른 도시애서 느낄 수 없는 열기를 보고 놀랐다. 익산시민의 공연문화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이었다고 칭찬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더욱더 색다르고 신선한 기획공연으로 보답할 각오다. 판을 더 키워 전국의 각설이 명인들을 초청해 ‘팔도 각설이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다.

그는 “국악은 좀 더 수준 높은 공연을 추구해야 하지만, 너무 격조에 치우치면 관람객들이 한정되니 가능하면 여러 사람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국악 공연을 하고싶다”며 “국악을 접목해 좀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장르를 찾아낸 것이 각설이뎐”이라고 말했다.

익산을 주제로 한 대형 음악극 추진이 꿈

소리뫼는 또랑광대전으로도 명성이 높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추성봉, 임인환, 오점순 등 걸출한 배우들과 함께하는 해학 마당극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저소득 소외계층 순회공연과 문화가 있는 날 기업 순회공연, 그리고 발표 공연 등 시민들과 친숙해지는 공연을 하고자 한다.

또한 익산을 주제로 한 대형 음악극을 만드는 게 꿈이다.

그는 “익산을 작품으로 알리고 공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내년에는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도심에서 거리 마당극 축제를 생각하고 있다. 예술의 거리와 역전 거리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마당극, 버스킹, 음악공연 등을 열어 마당 축제를 꿈꾸고 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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