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친조카 성폭력 피해자 참석… “가해자는 목회활동 금지해야”

익산여성의전화(대표 하춘자)는 지난 4일 ‘종교인의 성폭력, 종교계는 근절의지가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발제로 참석한 황지영 전주시인권센터 옹호관은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라고 보여지는 종교 안에서 성폭력이 존재함에도 종교 안의 침묵의 카르텔이 성폭력을 발화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해당 종교와 직부자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피해자들로 하여금 사랑과 용서를 베풀라고 강요해 왔다”면서 “대부분 성직자가 남성이고, 종교 내에서 성직자에게 많은 권위가 집중되는 구조이기에 성직자에 의한 성폭력은 피해자가 이미 불리한 위치에 있다. 피해자에게 더 이상 질문하지 말고 가해자에게 질문을 던져야 올바른 해결책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에는 중학생 시절 신학대학생인 삼촌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이유나 씨(가명)가 참석했다.

이 씨는 “가해자가 2018년 교단에서 면직을 당했지만 익산에 내려와 여전히 목회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며 “가해자가 더 이상 성직자로서 활동을 못하도록 지역사회가 지혜를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두 번째로 증언에 나선 성폭력 피해자도 “가해자인 성직자가 교단에서 제명당했어도 전주에서 교회를 설립하고 오히려 더 잘 살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선례가 많아 우리 지역의 종교계 성폭력이 줄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교 내 법에서 성폭력 가해 성직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안이 마련돼야 하고, 집행될 때 비로소 예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손인숙 익산여성의전화부설 성폭력상담소장은 최근 익산시 북부권에 발생한 ‘목사 성폭력 사건’의 경우도 1990년부터 발생해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한 원인은 우리 지역 종교계가 성직자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관대한 모습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손 소장은 “앞으로 종교 내에 인권과 성평등 상담 기구를 세우고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감사 기능을 발휘 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종교 관련 모든 시설의 종사자와 책임자는 반드시 범죄경력조회를 하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정기적인 성폭력예방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여성의전화는 이번 토론회 녹화 영상을 자체 제작해 각 종교계 책임자들과 만나 성폭력 예방 활동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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