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과 신용 무기로 ‘무에서 유’ 창조한 자수성가 ‘전문 경영인’  

전북대산악회 시절 히말라야 등정… 2천500여 등산 동호인 이끌어

평생 ‘계획적인 삶’살며 회사‧가정 일궈… “일일 메모 인생 바꿔”

익산 하나로 각동 교차로에서 삼기면 쪽으로 가다보면 커다란 건물 하나가 눈에 띈다. 5천 평 부지에 4층 규모다. 시골마을치곤 매머드급인 공장 벽면엔 ‘다르마’란 회사이름이 선명히 빛나고 있다.

(주)다르마는 가금류, 양돈 축사 안에 들어가는 기계를 제조 설비하는 전문회사다

이 회사를 알토란 같이 키운 주인공은 조형환 대표(55).

평생 ‘성실과 신용’을 무기로 동종 업계 전국 정상에 올려놓은 엔지니어 겸 전문 경영인이다.

23년간 오로지 한 우물을 파며 회사와 가정을 건실하게 일궈온 그는 또 다른 세상의 정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내딛고 있다.

바로 올해 초 회장에 취임한 익산시산악연맹. 그는 회사 경영 방침과 마찬가지로 산악연맹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해 익산 산악연맹을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단체로 우뚝 서게 했다.

등산로 쓰레기 줍기 ‘클린 등반대회’ 개최는 물론, 산악 관련 단체가 아닌 비등산인과 폭넓은 교류로 익산지역사회를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이끌고 있다.

특유의 깨어있는 마인드와 경영철학을 자양분 삼아 회사와 산악연맹 양 수레바퀴를 건실하게 키운 그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과연 조형환”이라고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제과점 꿈 접고 단돈 1천만 원으로 다르마 창업

그는 낭산면 구평리에서 태어났다. 용성초와 함열중, 원광고를 거쳐 전북대학교를 졸업했다.

1990년 대학을 마치고 들어간 첫 직장이 평생 천직이 돼 버린 ‘축사 기계설비 회사’다.

말단 사원으로 5년 간 근무한 그는 단돈 1천만 원을 손에 쥐고 직장을 나왔다. 제과점을 창업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까지 마치고 막상 가게를 얻으려고 했으나 자금이 턱없이 모자라 창업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호구지책으로 ‘축사 기계 설비’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제과점 창업 자금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직장이 평생의 업이 돼버린 셈이다.

IMF 위기를 기회로 이겨낸 ‘뚝심의 사나이’

그는 1996년 32살에 회사를 설립했다. 초창기 사무실 얻을 돈이 없었던 그는 20평 아파트에 사업장을 차렸다. 직원은 단 1명. 말이 사장이지 종업원이나 다름없었다.

밤 12시 퇴근을 밥 먹듯이 했다. 새벽 2~3시 자다가도 애프터서비스 주문이 들어오면 전국 방방곡곡 아무리 먼 곳이라도 짜증 한 번 안내고 달려갔다.

고객들이 “당신 같은 사람 대한민국에서 처음 본다”는 칭찬을 할 때면 밀려오는 피곤함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주문이 하나씩 하나씩 몰려오기 시작했다.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저렴하게 기계를 설치했다. 외상거래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창업 1년 반 만에 금융위기인 IMF가 터졌다. 자금 회수가 되지 않아 여느 회사들처럼 부도 위기를 맞았다.

6개월간 고민에 빠졌다. 한 순간 거래처 돈을 떼어먹고 부도를 낼까도 생각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회사 부도는 곧 내 인생에 부도를 내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 그는 그때 그 절체절명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난관을 뚫고 오로지 해결하는 쪽으로 목표를 정했다.

결심이 서자 그길로 그는 은행으로 대출을 받기위해 달려갔다. 담보도 없이 무작정 돈을 빌려달라는 그를 보고 은행원들은 농담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건강한 정신과 육체가 담보”라며 계속 요구하며 버텼다.

지성이면 감천이고 무식이 용감하다고 이를 지켜본 은행 고위층이 그의 용기를 가상히 여겨 원하는 만큼 신용대출을 해줬다.

그 길로 어음을 막고, 빚을 청산 해 나갔다. 그러면서 IMF로 생긴 장기 악성 외상 대금도 50%정도 회수할 수 있었다.

“IMF 기간 1년 동안 정말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정면 돌파하면서 흑자를 냈다. 이때 회사의 운영 방향을 정확히 알았다. 다들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나에겐 경영 철학을 일깨워준 소중한 기간이었다.”

새로운 경영 정책 20여 년간 앞만 보고 달린 ‘기관차’

혹독한 시절을 보낸 그는 1999년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이때 IMF때 얻은 교훈을 회사 운영 방침으로 새롭게 정했다.

외상거래 근절을 통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근무시간 외 애프터서비스 비용 차등 적용을 통한 직원들의 휴식시간을 가지게 한 것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 같은 정책을 내놓자 다들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우수제품을 공급하고, 최상의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자 금세 업계에 소문이 나 주문이 밀려왔다.

이런 회사 경영방침은 20년 넘게 고수하고 있다.

지금은 동종 업계뿐만 아니라 전국 중소기업들이 벤치마킹하러 익산 공장을 찾는다. 많은 업체들이 그의 경영 방침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유럽과 동남아 등 세계와 무역을 차츰 늘려가고 있다. 업무 효율화를 위해 원격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업계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어머니 품 같은 산으로 돌아온 ‘영원한 산악인’

회사를 동종업계 최고봉으로 올려놓은 그는 얼마 전부터 뒤를 돌아보고 사회활동에도 여러 분야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초‧중‧고‧대학 동창회 모임도 나가 친구들과 회포를 풀기도하고, 여러 크고 작은 사회단체에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뜻 깊은 일은 어머니 품과 같은 산악회 활동.

전북대산악회 시절 히말라야 7천m 신구출리봉 정상에 오른 그는 새익산산악회에 가입해 사회에서도 본격적인 등산에 나선다.

입회하자마자 총무를 맡고 4년 뒤 회장에 추대됐다. 그러다 대의원 자격으로 나간 익산시산악연맹과 첫 인연을 갖게 됐다.

당시 회장이었던 양승일 변호사와 함께 감사, 사무국장, 전무이사, 부회장으로 직책을 옮겨가며 산악연맹을 이끌어 갔다.

익산시산악연맹 회장 취임은 올해 초. 100여개 산악단체, 2천500여명의 동호인을 이끄는 수장에 등극한 것.

그는 취임하자마자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했다. 쓰레기 줍기 ‘시장기 클린대회’를 개최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비등산인 관련 기관과의 협약도 맺었다. 익산산림조합을 비롯해 원광장례문화원, 익산교통정보나눔단, 창혜원, 삼정원, 롯데시네마모현점 등 사회기관단체와 폭넓은 교류를 통해 익산시민의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매월 셋째 주 화요일을 문화의 날로 정해 결연 업체인 롯데시네마 모현점에서 영화 관람을 갖기도 한다.

그는“산악인들의 화합과 소통도 중요시 하면서, 여러 사회단체와의 교류도 넓혀갈 생각이다. 익산시 사회복지과, 농민단체 등 사회기관단체와 결연을 맺어 시너지 효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각오”라고 산악연맹 운영 포부를 밝혔다.

‘계획적인 삶’ 가훈 밑바탕 다복한 가정 일궈

부인 강인옥 씨(48) 사이에 1남 1녀를 둔 그는 다복한 가정의 가장이다.

평생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부인 강 씨는 상무이사로 재직하며 회사 일을 돕고 있다.

이리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들 기영 씨는 서울대 공과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엘리트 공학도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은별 씨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 송도에 있는 조지 메이슨 대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다.

평생 일일 노트를 써온 그의 가훈이자 철학은 ‘계획적인 삶.’ 계획을 짠 사람만이 결과를 분석하고, 잘못된 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취미는 말할 것도 없이 등산이다. 돈 없던 시절 아이들과 함께 장날 북부시장을 돌아다니던 추억은 지금도 가슴 깊이 남아 있다.

‘추억과 과거’를 거울삼아 새로운 미래를 위해 그는 오늘도 어디에선가 정상을 향해 뚜벅뚜벅 오르고 있다. /글‧사진=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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