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1년 전 설치했지만 공사지연으로 준공 안 돼 ‘무용지물’

확포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익산IC~금마간 도로의 낮과 밤.

캄캄하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으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둡다. 마치 깊은 산속 동굴에 들어온 기분이다. 밤마다 빚어지는 한 도로의 상황이다.

‘가로등불’ 하나 없이 칠흑같이 어두운 이곳은 익산의 관문 ‘익산IC~금마’간 도로다.

지방도 722호선과 시도 19호선이 이어지는 이 도로는 지난 2014년부터 총사업비 698억6천600만 원을 들여 확·포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구간은 ‘4.72km.’ 준공목표일은 내년 3월 15일이다.

왕복 2차선이었던 도로는 현재 왕복 6차선(폭 27m)으로 넓어졌다. 6차선 확장은 이미 지난해 전국체전에 힘입어 거의 다 완료됐고, 나머지 합류지점 몇 곳만 남은 상태다.

가로등은 양쪽으로 거의 다 설치된 지도 오래됐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가로등불은 1년이 다 되도록 켜지지 않고 있다.

설치된 가로등은 단지 장식품일 뿐이다. 익산의 관문이 먹칠 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지워지지 않는다.

아니 이것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운전자’와 도로 주변 ‘마을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차량 불빛 외에는 사방이 어둠뿐이니 옆에서 차가 달리고 있는지도 쉽게 분간하기 어렵다. 도로변을 걷는 주민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밤만 되면 시골 마을길보다도 더 열악하고 위험한 ‘죽음의 도로’로 전락했다.

공사 감리단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준공이 안 됐기 때문에 가로등은 전기 공급이 안 되고 있다. 당초엔 지난해 전국체전으로 공사를 서둘러 올해 10월 말 준공을 앞당기려고 했으나 일부 공사구간에 용지보상과 이주가 덜 돼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논산~전주’간 도로와 ‘익산IC~금마’간 도로가 위 아래로 교차하는 ‘금마교차로’ 램프구간(좌·우회전 구간)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 한 문중과의 용지보상을 놓고 아직도 협상 중이다.

옛날 목검문소가 있던 ‘금마사거리’ 램프구간은 건물 임대인이 보상을 받았는데, 임차인이 물건을 옮기지 않고 있어 명도소송 진행 중이다.

또 연방죽가든 아래 ‘금마삼거리’ 램프구간은 보상이 완료됐지만, 이주할 곳의 공사가 완료되지 않아 이주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공사 지연으로 준공이 내년 3월로 잡히면서 익산IC~금마간 도로에 가로등이 켜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용지보상이나 이주가 덜 되면 결국 준공이 지연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익산시가 내년 초부터는 임시로라도 가로등을 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라는 것.

김기현 익산시 가로등관리계장은 “준공 때까지는 가로등을 켜지 못한다. 준공 전 가로등을 켜면 전기료는 모두 시공사에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선 시민 안전을 위해 올 연말까지 가로등 설치를 완료하도록 하고, 한전에 사용인가를 받아 임시적으로 익산시에 인계하면 내년부터 익산시가 전기료를 부담하고 가로등을 켤 수 있도록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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