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농장 대표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제임스 피블스 교수와 스위스 제네바대학의 미셸 마요리, 디디에 쿠엘로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우주 진화의 비밀과 외계 행성을 최초로 발견한 공로를 인정 받은 것이다.

2017년 영화 '인터스텔라'를 자문한 깁 손 교수가 ‘중력파’ 연구로 물리학상을 받았기에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천문우주보다 원자분야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신 물리학과 교수님이 계셨다.

2000년 이후 노벨물리학상은 2~3년 이내 같은 분야에 상을 주지 않는 패턴을 보고 예측을 했지만 빗나갔다.

물리학과 교수님은 노벨상 발표를 보고 페이스 북에 이렇게 글을 남겼다. ‘역시나 미래 예측은 어렵다는….’

미치오 카쿠교수의 인류의 미래(The future of humanity)를 읽었다. 뉴욕시립대학교의 물리학과 교수이며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다. 책의 주제는 인간을 다른 행성에 '보낼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언제 보낼 것인가?'를 당연시 하는 우주시대에 인류의 미래를 그려내고 있다.

미치오 카쿠교수는 화성 개척, 성간여행, 불멸, 지구를 넘어선 인간을 예측 한다. 당장 내일 날씨와 농산물 가격도 알기 힘든 농부가 거창하게 인류의 미래에 호기심을 가진 것이다.

마션, 인터스텔라 등의 영화 영향이 컸다.

귀농 초창기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마션(Martian)이 개봉했다. ‘마션’에서도 맷 데이먼이 의도치 않게 화성 개척에 나선다. ‘인류의 미래’도 화성 개척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에 있어 ‘마션’과 자연스럽게 연결 된다.

마션은 화성에 파견된 우주인의 힘들고, 악조건의 어려운 일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화성은 모래 폭풍이 불면 미세 분말을 뿌린 것처럼 우주선과 우주기지를 붉은 먼지로 뒤덮인다. 거기다 화성의 대기는 지구와 다르게 주성분이 이산화탄소이고, 대기압은 지구의 1%정도다. 인공적인 호흡장비 없이 대기에 노출되면 단 몇 분 만에 몸속의 피가 끓어오르고 질식을 한다. 이런 환경에 우주기지를 구축한 지구에서 온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던 중 예기치 못한 최악의 모래 폭풍에 우주기지를 비상 탈출해 지구로 귀환하려는 찰나 주인공 맷 데이먼이 실종(화성을 탈출한 우주인 입장에서), 미아(화성에 남은 맷 데이먼)가 된 것이다.

맷 데이먼은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확보하기 위해 기지 안에 남아 있는 물질을 이용한다.

또한 필요한 식량을 만들기 위해 최첨단 인공정원을 만들어 인류의 오랜 식량작물인 감자를 키운다.  감자 재배를 위한 양분(비료)은 자신과 동료들이 배출한 배설물을 사용한다.

최첨단 우주기지에서 우리 조상들이 농사를 지을 때 거름으로 사용한 배설물을 이용한 장면에서는 웃음이 나온다.

주인공은 환경을 조금씩 바꿔 나가며 생존에 성공하고 결국 화성을 떠나 극적으로 구조된다. 영화 마션으로 지구인들의 화성 관심이 높아졌다.

‘인터스텔라’영화는 ‘마션’과 또 다른 관점에서 우주와 인류의 미래를 그려냈다.

환경오염으로 지구에 재앙이 닥쳐오는 순간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태양계가 아닌 다른 행성을 찾아 주인공 일행은 탐험을 떠난다.

우연히 토성근처에 웜홀이 생겨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린다. 영화는 웜홀이론을 통해 차원을 넘나드는 우주를 보여 줬다.

영화는 지구 안에 있는 우리에게 미래를 그려보게 했다면 ‘인류의 미래’책은 우주에 똑 같이 적용되는 물리법칙으로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 한다.

약 7만5천 년 전 인도네시아 토바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체는 사라지고, 그때 남은 약 2천 명의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나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오늘 인류의 조상이 됐고, 총 5차례의 대량 멸종을 겪은 지구의 약 90% 생명체는 사라졌다.

저자는 ‘유한한 행성인 지구의 종말을 맞이 할 인류 앞에 놓인 현실을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까?’라는 전 지구적인 희망을 말한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지구 벗어나기'는 우주를 향한 인류의 노력이 어떻게 발전했으며 달과 화성, 그 밖의 행성에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2부 '별을 향한 여행'은 첨단 과학 기술에 대한 설명과 현재까지의 기술을 기반으로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을 상상한다.

3부 '우주의 생명체'는 지구를 벗어난 인류가 새로운 별에서 생존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외계문명을 찾기 위한 거대한 프로젝트가 소개된다.

미치오 카쿠교수는 호모 사피엔스종의 피할 수 없는 미래를 담담하고 거대하게 그리고 절망이 아닌 희망으로 말하고 있다.

'인류의 미래'는 아주 먼 딴 세상의 이야기 같지만 지금 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인류가 1만 년 전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정착을 하지 않았다면 기술의 발전과 문명은 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농업’의 반석위에서 성장하고 진보했다.

생존을 위한 한 끼 식사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알약으로 된 캡슐이 아니라 한 알의 감자이듯 생명을 다루는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익산의 황금 들녘을 보며 농업의 미래를 그려 본다. 한 되들이 쌀 안에 해와 달이 있고, 한 솥에는 우주가 담겨 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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