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상 단가 맞는 업체와 실제 계약 업체 바뀌어 논란…경찰 수사 쟁점으로 떠올라

“설계상에 있는 단가 그대로 야자매트를 조달청에서 구매해 달라고 계약부서에 내려 보냈다. 싸구려 베트남산 야자매트 납품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A업체 제품이 아니었다. 그런데 계약부서에서 단가가 낮은 B업체 대신 A업체 제품을 구매한 것이다.”(익산시 역사문화재과 담당자)

“발주부서에서 규격과 단가를 찍어 내려 보냈다. 그래서 고정된 규격과 단가를 찾아가다 보니 말썽이 된 A업체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B업체의 제품 단가가 낮지만, 사업 부서에서 원하는 제품이 아닌것 같아 구매하지 않았다.”(익산시 회계과 계약관리 담당자)

익산 미륵사지석탑과 왕궁리 유적지 등 주요 관광지에 싸구려 베트남산 야자매트가 깔려 경찰 수사와 익산시 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야자매트 구매 수의계약 과정을 두고 익산시 계약부서와 발주부서가 서로 말이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사업 발주부서인 익산시 역사문화재과는 설계상 단가가 맞는 B업체의 야자매트 제품을 원했으나, 계약부서에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싼 경쟁업체인 A업체의 제품을 구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계약부서인 회계과는 발주부서에서 규격과 단가를 찍어 내려 보내 A업체 제품을 원하는 것으로 추정해 A업체 야자매트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혀 상반된 입장이다.

품질 좋고 가격이 비싼 국산 대신 싸구려 베트남산 야자매트 설치로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익산시 계약부서와 발주부서가 서로 팽팽히 맞서고 있어 향후 수사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역사문화재과 관계자는 “(회계과가) 왜 우리 핑계를 대는지 이해 할 수 없다. 우리가 야자매트를 구매해달라고 회계과로 공문을 내려 보낼 때에는 분명 말썽을 일으킨 A업체 제품이 아니었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온 제품 중 가격이 낮은 것을 썼다. 사실상 B업체의 제품(익산에 2개 업체만 있음)을 원한 것이다. 그래서 다음에도 계속해서 그 단가를 찍었다”며 제품 구매 계약은 회계과 소관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회계과 계약관리 관계자는 “발주부서에서 단가를 찍어내려 보내 거기에 맞추다보니 A업체의 제품을 구매했다”며 “계약부서는 사업부서가 원하는 제품을 단지 계약할 뿐 제품을 선택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분명 설계상 단가가 B업체 제품이었다면, 계약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회계과에서 A업체로 바뀐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외부 입김 작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제품 계약을 앞두고 정치권 관계자나 공무원 윗선에서 회계과 구매계약 담당자에게 A업체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국산 대신 베트남산 야자매트를 깔아 말썽이 된 A업체의 제품은 m당 2만7천 원인 반면, 지역 물품 우선 구매업체인 B업체 제품은 m당 2만6천 원으로 m당 1천 원가량 저렴하다.

한편 A업체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미륵사지석탑과 왕궁리 유적지 주변에 국내산보다 70%가량 저렴한 베트남산 보행 야자매트를 설치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청 조사 결과 이 매트는 업체가 매트를 국내에서 만든 것처럼 속여 납품을 따낸 뒤, 가격이 싼 수입 매트로 대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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