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차도 내몰려 등하굣길 불안불안… 도로점용허가도 안 받고 불법공사

남성중·고와 이리남성여중·여고 등 4개 학교를 거느린 남성학원이 학교 담장신축공사를 진행하면서 벽돌 등 공사자재를 학생 2천500여명과 주민들이 걸어다니는 '인도'를 무단으로 막아놓아 비난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10일 오전 11시께 담장 공사를 거의 다 완료한 모습.

익산 최고의 명문사학 ‘남성학원’이 학부모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학부모들은 “남성중·고와 이리남성여중·여고 등 4개 학교를 거느린 남성학원이 2천500여 명 학생들의 안전을 내팽긴 채 학교 ‘담장신축공사’를 진행하고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남성학원은 지난 11월 11일부터 영등동 궁웨딩홀에서 학교 정문까지 450여m 구간에 담장을 새로 쌓으면서 학생들이 다니는 ‘인도’를 벽돌 등 공사자재로 막았다.

이 때문에 갑자기 안전한 통행로를 빼앗긴 학생들은 차들이 씽씽 달리는 ‘차도’로 내몰려 사고위험에 노출됐다.

남성학원은 특히 익산시에 ‘도로점용허가’도 받지 않고 ‘불법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도로교통법’과 최종오 시의원 발의로 제정돼 지난 6월 28일부터 시행한 ‘익산시 도로점용공사장 교통소통대책에 관한 조례’를 어긴 것이다.

조례에 따르면, ‘도로 중 1개 차로 이상을 점용하거나 보도(인도)를 점용하고, 그 점용기간이 20일 이상인 경우는 도로점용허가 신청 전에 보행자 및 자동차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교통소통대책을 수립해 제출해야 한다.

남성학원이 진행하고 있는 담장신축공사 기간은 11월 11일부터 12월 25일까지로 조례 적용대상이다.

하지만 남성학원은 도로교통법에 의거한 ‘도로점용허가’조차 받지 않았고, 교통소통대책도 수립해 제출하지 않은 채 인도에 공사자재를 쌓아놓는 등 무단 점용했다.

남성학원 담장신축공사 책임자는 10일 <익산열린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장소장이 도로점용허가를 받는다고 했는데 안 받았느냐”며 책임을 시공사에 떠넘겼다.

익산시는 지난 9일 적치한 공사자재를 당장 치우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남성학원에게 법과 조례를 어긴 책임을 물어 과태료 처분을 내릴지도 적극 검토 중이다.  

어차피 공사 막바지에 있던 남성학원은 10일 현재 450여m에 달하는 담장신축공사를 거의 다 완료한 상태다.

학부모 김모 씨는 “남성학원이 학생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한 일이라며 수 십 년 다니던 궁웨딩홀 쪽 ‘후문’을 폐쇄하고, 인도 통행을 독려하더니 갑자기 인도를 막고 담장을 쌓는 행위는 무슨 태도인가. 자기 편할 대로 입장을 바꿔 행동하는 것이 과연 미래의 동량지재를 가르치는 교육자의 자세냐. 학생들이 뭘 보고 배울지 학교에 보내는 게 걱정”이라고 한숨 지었다.

남성학원 담장신축공사 책임자는 인도 점용한 이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학생들이 계속 차도로 다닌 것은 아니지 않느냐. 불편사항은 한시적이다. 공사가 돌로 된 담장을 쌓는 것이어서 현장소장이 어디에 놓을 자리가 없다고 해서 인도에 쌓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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