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근원지 비료공장 허가·관리소홀 ‘치료비·위로금’ 지급해야

공장 폐기물 즉각 이전 요구 종합검진비 전액 무료 제공 호소

암이 집단적으로 발병해 고통 받고 있는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이 암 근원지인 비료공장을 허가해주고 관리를 소홀히 한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지고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다사다난했던 해가 지나가고, 희망의 새해가 힘차게 돋았다.

<익산열린신문>이 신년 특집으로 시민들의 희망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번 호는 집단 암 발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함라면 장점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하루 종일 비가 내린 7일 오후 2시 30분. 함라면 장점마을 안은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지만 주민들은 만성이 돼 있었다. “우리한텐 아무 냄새가 안 난다. 비료공장(금강농산)이 가동할 때 코 막고 살던 것에 비하면 악취도 아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14일, 자그마치 18년의 한을 풀었다. 환경부가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 사태의 주요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담뱃잎을 불법 건조할 때 나온 유해물질을 배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기 때문.

2001년 비료공장이 세워지고 문 닫은 2017년 12월 31일까지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에게 암이 발생했고 그중 14명이 숨졌다.

그 후 2년. 주민들은 현재까지 16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17명이 투병 중이다. 여기에 암 의심환자도 5~6명도 나와 검사를 받고 있다고 했다.

특히 장점마을을 비롯한 소룡, 왈인, 장고재, 임남 등 5개 마을까지 합치면 주민 60여명이 암으로 사망하거나 현재 투병 중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석환 씨(65)는 “주민 모두 몸이 성한 사람이 없다. 전체가 환자나 마찬가지다. 국무총리나 시장, 도지사 등이 사과했지만, 구체적 대책이 없다.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위암 수술 후 약을 달고 산다는 김영환 씨(80)는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금전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투병 중인 환자에겐 치료비와 위로금, 돌아가신 분의 유족에 대한 실질적 보상을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갑상선과 전립선 암수술 한 문봉학 씨(79)는 “예전보다 악취가 심하진 않지만 비료공장 내 폐기물 때문에 냄새가 가시질 않는다. 조속히 폐기물을 파서 다른 곳으로 이전시켜 주민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간청했다.

이어 “18년 간 비료공장에서 날아든 악취와 먼지가 집안 전체에 묻어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붕 청소는 물론 집안 벽지도 새로 교체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65)은 “환경부 역학조사 발표 후 장점마을 농산물이 팔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 전량 익산시에서 책임지고 수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또 “주민들을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2년마다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1년으로 기간을 좁혀 달라. 특히 암 진단이 나오지 않으면 주민 한 사람 당 100만 원정도 부담하는 문제가 있다. 주민 집단 암 발병의 책임이 정부와 지자체에도 있는 만큼 암 진단 여부를 떠나 종합건강검진을 전액 무료로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용신 신임 안전환경국장(오른쪽 아래)이 7일 장점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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