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세 청소년 선거권

익산시청소년수련관 관장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국민참여 정치의 대표적 수단인 선거의 선거연령 하향조정에 관해 찬반논란이 많았지만, 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춘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었다. 이번 21대 총선부터 만 18세 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4개 국가 중 유일하게 선거연령이 만 19세였다.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일본 등 32개국의 선거연령은 만 18세이며, 오스트리아는 선거연령이 만 16세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전 세계 230여개 나라 중 우리나라보다 투표 연령이 높은 국가는 대만ㆍ싱가포르 등 14개국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의 민주주의를 택하고 있고 선거권은 가능한 폭 넓게 그리고 그 기회를 공정하게 보장해 주고 있는 것이다.

만 18세 선거권을 염려하는 의견은 “만 18세는 고등학생이 포함된 집단으로, 이들은 아직 인격적으로 성숙되지 않고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는 시기이다. 더군다나 대입에 매진해야 할 때인 만큼 책임이 따르는 정치적 결정을 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하고 미숙한 상태라고 볼 수 있고, 게다가 이들에게 선거권을 주는 것은 학교 현장의 정치적 중립이 훼손되는 등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청소년의 사회활동 참여의 부정적 영향과 정치적 편향의 위험성을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현재는 청소년 뿐 아니라 학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자녀가 부모에 의존적이고 부모의 종속된 소유적 속성에 벗어나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역할 및 주장이 강해졌음을 상기하며 객관적인 접근의 필요성이 있다.

통계청 인구추계에 의하면 2019년에 만18세는 59만 4,278명인데 2020년에 만18세 인구는 51만 1,707명이다. 이번 선거법 개정의 효과는 고3 이외의 18세가 43만 8,864명, 즉 86%인 이미 사회에 진출했거나 대학교 1~2학년 학생들에게 투표권을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만18세이며 고3인 학생들은 7만 2,843명으로 14% 정도에 해당한다. 18세 선거권을 고3 교실로만 한정해서 염려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다. 오히려 참정권이 확대된, 이미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과 대학교 1~2학년 청년들에게 관심을 더 귀 기울여 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만 18세에는 공무원법에 의해 공무원임용이 가능하며, 부모 혹은 보호자의 동의만 있다면 결혼이 가능한 나이이며, 납세의 의무, 병역의 의무를 질수 있는 나이이기도 하다. 만약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선동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거권을 주어서는 안 된다면 지금 만 18세에게 부여되는 각종 의무도 없애야 하는 것이 합법적일 것이다.

만 18세 선거권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필수적인 시대적 과제임을 인식하며,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유와 권리에는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올바른 선택의 자유를 누리려면 선택의 능력을 갖춰야 하고 권리의 행사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준비 없이 주어진 권리의 칼자루는 서로를 해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신성한 선거권이 바르게 행사될 수 있도록 선거권이 갖는 의미와 책임을 청소년과 국민 모두에게 분명히 가르쳐야 하고 민주정치의 주권자로서 그에 걸맞은 인식과 실천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한 참정권을 갖게 된 청소년들도 청소년을 대표한다는 주인의식으로, 참여의 노력과 준비로 사회발전을 위한 책임 있는 주권행사를 해야 한다. 올바르고 성숙한 정치문화는 특정 정치인이 주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건강한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적극적으로 세부적인 대안들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만 18세 선거권 부여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가져오고 행복하고 건강한 ‘나라다운 나라’ 더욱 내딛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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