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애벌레숲 자연학교 대표

지난 1월 10일 백제고도 익산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품은 국립익산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미륵사지 남서편의 유적 밀착형 박물관으로 전북 서북부 문화재를 보관 전시하는 박물관 입구에 유난히도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소나뭇과인 백송.

40년 된 수령으로 안내판을 자세히 살펴보니 서울 헌법재판소에 있는 수령 600년의 천연기념물 제8호 서울 재동 백송 후계목이다.

2005년 국립박물관 용산 이전 당시 기증받았던 것을 2020년 국립익산박물관 개관을 기념하여 옮겨 심은 것이다.

늘푸른나무에 속하는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종이다.

소나무 이름은 우리말 ‘솔’에서 유래되었으며 솔은 ‘으뜸’이라는 뜻으로 나무 중에서 최고 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소나무는 줄기가 붉은 나무라고 해서 ‘적송’, 줄기가 여인의 몸매 같아 ‘여송’ ‘미인송’, 육지에서 많이 자란다고 하여 ‘육송’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유명한 소나무가 있는데 조선시대 세조임금이 벼슬을 준 충남 보은군 속리산 입구에 있는 벼슬을 받은 ‘정이품송’, 1927년 소나무를 자식처럼 가꾸고 의지하며 살던 한 노인이 ‘석속령’이란 이름을 지어 주고 토지를 상속하고 토지대장에 등기해 주어 지금까지 세금을 내는 경북 예천군 감천면의 천연기념물 제294호인 ‘석송령’, 함양군 휴천면 목현리에 있는 나무줄기가 9개로 갈라진 천연기념물 제358호로 나이는 300살쯤 된 ‘구송’이다.

백송은 수피가 아름다운 나무이다. 수령이 오래 될수록 수피가 흰색의 얼룩무늬를 가진다. 중국이 고향이며 애초부터 중국에서는 백송을 망자의 추모를 위해 묘지 부근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줄기에 흰빛이 돌아서 백송이라고 부르고, 북한에서는 흰소나무라고 부른다.

중국 중부과 북서부가 원산지인데 오래전 중국을 왕래하던 사신들이 처음 가져다 심기 시작하여 주로 수도권에 식재되어 있다.

어린나무 수피는 연한 녹색의 얼룩무늬를 보이는데 10년 동안 50cm정도로 자라는 느린 성장을 보이는 나무이다.

서울 재동의 백송과 함께 충남 예산의 백송도 유명하다. 충남 예산의 추사 고택 근처에 살고 있는 예산의 백송(천연기념물 제106로)은 추사 김정희가 밀수한 것이다. 추사는 북경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수많은 서적과 함께 백송의 솔방울을 몇 개를 몰래 가져와 심은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태양을 숭배하고 흰빛을 상징하는 흰옷을 즐겨 입었다.

흰빛은 깨끗하고 순결한 뜻을 가진 색으로 신성한 의미를 갖는다.

성장할수록 흰빛을 보여주는 신비한 나무, 백송처럼 많은 관람객들이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빛을 국립익산박물관에서 느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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