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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직업 3번 바뀌는 남자 소선호 씨정부양곡 배송·지붕수리·전기공사 1인 3역 성실맨… 자활 성공 ‘좋은 세상 만들기’ 대표
우창수 기자 | 승인 2020.03.05 17:57

한 달에 직업이 3번 바뀌는 카멜레온 같은 남자가 있다.

자활기업 ‘좋은 세상 만들기’ 대표 소선호 씨(52)가 바로 그 주인공.

황등에서 삼기 방향 율촌리 50평짜리 조립식 건물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정부양곡(나라미)을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배달하는 ‘희망나르미’다.

배송직원 3명과 함께 쌀을 배달하고 사무직아르바이트 1명 등 총 4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작은 회사 사장님이다.

그는 매달 2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는 정부양곡을 배송한다. 4천300포대는 기초생활수급자, 400포대는 경로당에 전달하고 있다.

고령의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겐 한 달에 한 번 자식역할도 하고 있다. 말벗도 돼주며, 집안에 고장 난 것을 수리해줘 칭송이 자자하다.

그는 쌀만 배달하지 않고 이웃사랑도 함께 전하는 마음씨 고운 성실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양곡배송이 끝난 6일부터 15일까지는 ‘지붕수리 사업자’로 변신한다.

그는 익산시 보조로 진행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집 지붕수리를 익산지역자활센터로부터 의뢰받아 인건비만 받고 시공하고 있다.

이 때 그의 직업은 ‘목수’, 회사 직원들은 ‘데모도’가 된다.

그는 오래된 슬레이트나 기와, 슬라브 등 단독주택 지붕을 비가 새지 않도록 칼라강판을 덧씌워 새집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전기기술자이기도 한 그는 이 시기엔 조명공사도 하며 부수입도 올리고 있다. 주로 형광등을 LED조명으로 교체해달라는 주문이어서 공사는 간단하고 수입은 짭짤하다.

그는 금마면 미륵사지 앞 기양리에서 나고 자란 익산토박이다. 집이 가난했던 그는 익산중을 졸업한 후 귀금속단지에서 ‘큐빅가공’ 일을 하며 밤에 이리공고를 다녔다.

고등학교 때 ‘전기기능사2급 자격증’을 딴 그는 졸업 후 2공단에 있는 기아차 하청업체에서 8년 간 도장 일을 했다.

노조활동을 했던 그는 1997년 I.M.F때 강제퇴직당한 후론 취직이 안 돼 막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막일을 할 때 ‘지붕공사’만 무려 15년을 했다. 밑에서 배워 나중엔 목수가 됐다.

지붕공사는 돈벌이가 됐지만, 객지생활이 많은 게 흠이었다.

부인 없이 어린 아들딸을 홀로 키워야 했던 그는 결국 익산에 머물며 간간히 들어오는 일만 했다.

지붕공사가 많지 않아 익산시가 일자리창출 일환으로 추진하는 숲 가꾸기 사업에 4년 간 일하며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벌이가 적은데 비해 아이들이 커가면서 생활비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카드 돌려막기로 살다가 결국 신용불량자 신세가 되기도 했다.

2011년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그는 그해 익산지역자활센터에 들어가 정부양곡을 배달하는 일을 하며 재기를 꿈꿨다.

5년 전 그는 마침내 재기했다. 좋은 세상을 만들어 보자며 자활기업을 설립하고 독립했다.

그는 또 과거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을 돕고 싶어 밤에 원광보건대를 다니며 사회복지학을 공부, ‘사회복지사 자격’도 취득했다.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 자활에 성공한 의지의 한국인인 그는 2018년 사회적경제 활성화 공로로 익산시장 표창을 받았다.

그는 “작은 땅이라도 사서 번듯한 회사 사옥을 짓는 게 소박한 꿈”이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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