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왔네, 옮기자고!”

원광대학교 WINNER LINC사업단 홍보 담당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도시락을 옮기는 중이다. 모두 이십대 이상의 자녀를 두었을 사내들이다. 이들은 기숙사에 자가격리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고 식후에는 이를 수거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갓 도착한 도시락을 옮기며 누군가 농담 한 마디를 던지자 껄껄 웃음소리가 터진다.

원광대학교 코로나19 대응 봉사팀이다. 이 봉사팀에 속한 이들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각자가 속한 원광대학교의 행정부서를 책임지던 베테랑 중의 베테랑으로서 ‘야전’을 주름잡았다.

원래대로라면 제2의 인생을 시작하거나 계획 중이어야 할 이들이 기숙사에서 도시락을 옮기고 유학생들의 발열체크도 도맡아 하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띄며 자가격리 유학생들을 지원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총무처장을 지낸 김종현 전 학생생활관장이 오랫동안 몸 담아온 대학을 뒤로 하고 퇴직한 ‘어벤져스’들을 모았던 것이다.

이현진, 임성배, 한태희, 나송찬, 성완섭, 김용욱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이에 대해 한 매체 인터뷰에서 김종현 전 학생생활관장이 모두를 대표하여 "모두가 어려움에 처한 지금 미력하나마 그동안 몸담았던 대학에 도움이 되고 원광대를 찾아준 외국인 학생들이 불편함 없이 자가격리 생활을 마칠 수 있도록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봉사를 시작했다"면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한편, 지난 2월 25일에는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이 계명대학교, 영남대학교, 대구대학교 총장들에게 대학교당 2백장의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보내기도 했다.

한 대학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방학기간이 길어지자 “학교 다니면서 배운 지식으로 조금이라도 이 상황을 극복하고 사회에 환원하고자 급히 마스크 지도 검색 사이트를 만들었다”라며 직접 개발한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지도 검색사이트 주소(http://wonmask.site/)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혼자 만들어 오류가 있을 수 있어 제보시 빠르게 고치겠다며, 다들 코로나 조심하고 개강 때 만나자는 말을 남겼다.

그렇다면 코로나19를 대하는 시민들은 어떠한가? SNS에 들어가면 ‘앞으로 4주간(3.9-4.4) 저에게 할당된 마스크를 구입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시민들이 공개약속이 끊이질 않고 있다. 노약자와 환자, 의료진, 방역요원, 자원봉사자 등에게 마스크가 우선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면 마스크를 사용하더라도 비말(침방울)이 튀는 것을 방지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단, 입김으로 인해 마스크 내부에 습기가 발생하면 세균이 번식할 수도 있어 몇 개를 두고 갈아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얼마 전 삼기면 우체국 앞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대기 중인 어르신들을 보고 결심했다. 필자 또한 교체형 필터가 있는 면 마스크를 끝으로 4주 동안 별도의 마스크를 사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스크 구입을 양보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며 다함께 위기를 이겨내려는 시민의식이 이곳 익산에서 바로 지금,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민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모여 코로나19가 하루빨리 물러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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