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내용 전혀 지키지 않아 체육인들 비난 빗발 …공무원‧선수들조차 협약 사실 몰라

2018년 익산시장 선거 정헌율 후보 캠프 상임고문 맡아 특혜 의혹 논란도 일어

 “재활치료요? 실내체육관에 그런 사무실이 있는지 조차 몰랐어요. 금시초문이네요. 우린 부상당하면 전주나 서울에서 치료하고 재활해요.”(익산시청 육상선수단 관계자)

“올해부터 그만하려고요. 조금씩 어드바이스 해준 게 전부인데 마치 크게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 돼 부담스러워요. 조만간 만나 중단을 요구할 생각입니다.”(익산시청 펜싱선수단 관계자)

익산시 A스포츠의학 연구원장이 정헌율 시장과 상호 협력 협약을 맺고, 협약 내용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어 ‘가짜협약’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협약 내용에 ‘실내체육관 라커룸 50㎡ 공유재산 유상 사용허가’를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개인 사무실을 차지하기 위한 협약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A스포츠의학 B연구원장은 지난해 2월 27일 정헌율 시장과 ‘익산시청 소속 운동부(펜싱․육상) 선수들의 건강과 재활을 도모하기 위해 응급처치, 재활마사지, 카이로프랙틱 등 재활요법을 교육하고 시행한다’는 내용의 상호협약을 맺었다.

B연구원장은 협약 조건인 ‘실내체육관 라커룸 50㎡ 유상 사용 허가’에 따라 지난해 3월 2일 체육관에 개인 사무실을 꾸렸다.

사용기간은 2022년 2월 28일까지 3년. 임대료는 보증금 없이 연간 190만원. 월 15만원 꼴이다.

하지만 사무실을 개설한 B연구원장은 어찌된 영문인지 1년 넘게 협약 사항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명으로 구성된 익산시청 소속 육상선수단은 아예 B연구원장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육상선수단 한 관계자는 “B연구원장이 익산시장과 육상선수 재활 교육과 치료를 위한 협약을 맺은 줄 전혀 몰랐다”며 “부상을 당하면 그동안 전주나 서울에서 재활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남녀 9명의 선수로 구성된 펜싱선수단도 사정은 마찬가지.

선수단 한 관계자는 “가끔 B연구원장이 펜싱경기장에 내려와 조금씩 어드바이스(마사지 관련)를 해준 게 전부다. 그런데 언론에 마치 많이 해준 것처럼 보도돼 올해부터 이것조차 그만하려고 한다”며 “조만간 중단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체육계 일부에서는 B연구원장이 실내체육관 라커룸을 개인사무실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형식적인 협약’을 맺은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다.

실내체육관 라커룸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개인은 B연구원장이 유일하다.

더욱이 B연구원장은 지난 2018년 익산시장 선거에서 정헌율 후보 캠프 상임고문을 맡아 특혜 의혹마저 사고 있다.

익산시 체육인들은 “전국대회 개최로 인해 체육 단체 어느 누구에게도 라커룸 임대를 해주지 않고 있는데 유독 B연구원장만 버티며 나가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특혜 시비를 불러오고 있다”며 “정헌율 시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익산시 정책에 맞게 라커룸 계약을 해지하는 게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산시 관계자는 협약 불이행시 라커룸 임대계약 해약 여부에 대해 “그런 것은 모른다. 협약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연구원장은 “20년 전부터 라커룸을 사용해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익산시와 MOU 체결을 한 후 1년 계약(익산시 관계자는 3년)으로 전환했다”면서 “육상선수단 재활치료와 교육은 당초 협약서 내용에 없었다. 펜싱선수들이 부상이 잦아 펜싱선수단만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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