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장

애플사의 창업자이자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년간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저는 늘 ‘왜 그렇게 하는 거야?’라고 묻는데, 그 때마다 ‘원래 그렇게 하는 거야.’라는 대답을 들어야했다. 아무도 자신이 왜 그 일을 하는지 몰랐고, 아무도 자신의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많은 공직자들 또한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단지 기존에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과거에 그렇게 했기 때문에, 또는 법이 그렇기 때문에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망치를 든 사람 눈에는 모든 문제가 못으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주로 편견과 고정관념 때문에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는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인데, 공직사회에는 아직도 이러한 행태가 만연하다. 내 손에 익숙한 ‘망치’로 손쉽게 해결하기 위해 모든 문제를 ‘못’으로 단정해버리고,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다.’, ‘법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행태가 종종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나라와 지역에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온갖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제 몫을 다해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공무원’하면 떠오르는 ‘복지부동’, ‘무사안일’, ‘보신행정’, ‘소극행정’등의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 오랜 시간 축적되며 낙인 된 공직사회의 이미지는 그 간 변화를 위한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쉽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앙정부는 2008년부터 빠르게 변화하는 행정환경에 대응하고자 적극행정을 공직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동떨어진 기존의 법과 제도를 벗어나 공무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이 정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홍보와 교육을 정례화해 공직사회 인식개선은 물론 일반적인 문화로 정착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결국 도태되기 마련이다. 시민들의 행정수요가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공직사회의 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조직의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19로 속도감 있는 업무추진이 필요한 시기이며, 적극적인 정책결정과 신속한 정책실행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고 있다.

시민이 기대하고 응원하는 적극행정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현대사회의 공무원은 단순히 주어진 일을 수동적으로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그 해법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더불어 NO라고 말하기에 앞서 시민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YES의 명분을 찾아내려는 크고 작은 노력을 이어간다면, 머지않아 공직사회를 향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초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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