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플러스, 장애인 취업‧자립 위해 1년 전 문 열어… 팥빙수 등 인기

김희정 매니저(왼쪽)와 김동률 씨.

느리지만 서로 도우며 한 걸음 씩 앞으로 나아가는 특별한 카페가 있다. 장애인들의 꿈이 자라나는 ‘오다가다커피’다.

금마사거리와 팔봉장례식장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발달장애인들의 취업과 자립을 돕기 위해 지난해 4월 16일 문을 열었다. 사회복지법인 중도원 동그라미플러스(대표 이창훈)가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희망을 품을 카페는 현대조경 오형록 대표의 조건 없는 7년 무상임대로 이뤄졌다.

현재 오다가다의 커피 맛은 매니저 김희정 씨(36‧지체장애 5급)와 발달장애인 김동률(36)‧정원호 씨(30)가 책임지고 있다.

2018년 여름,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희정 씨는 장애인고용센터를 통해 지난해 5월 오다가다와 인연을 맺었다. 밝은 표정이 보는 이들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희정 씨는 동률 씨와 원호 씨의 코치이자 정신적 지주다.

첫 오픈부터 함께 한 동률 씨는 커피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쏟아내며 바리스타 3급 자격증을 당당히 품에 안았다. 아직은 혼자 모든 메뉴를 만들기엔 어려움이 있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다. 꿈도 생겼다. 커피숍에 취직해 돈을 모으면 멀리 계시는 어머니에게 차를 사주는 것이다.

상상만 해도 좋은 지 연신 웃음이 새어 나온다.

동률 씨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아이스크림이 들어 간 아포카토. 틈 날 때면 연습 삼아 만들어 직접 시식을 하곤 한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는 이제 능숙하게 만들 수 있다. 자심감이 붙어서 인지 손님을 대하는 모습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희정 씨는 “처음엔 부끄러워하고 눈도 잘 맞추지 않았다. 이젠 자신감이 생겨서 인사도 잘하고 손님들에게 말도 잘 건낸다”면서 “예전엔 이 친구들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피부로 맞닿으며 함께해보니 조금 느릴 뿐 의사소통이나 활동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편견이 깨졌다”고 미소 지었다.

원호 씨도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이란 목표를 두고 카페 일에 열심이다.

오다가다의 커피 맛은 여느 커피숍 못지않은 풍미를 자랑한다. 가격도 저렴하다. 아메리카노 3천 원, 카페라떼 3천500원, 허브티 4천 원이다. 여름철 팥빙수(대 6천 원)는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동률 씨와 원호 씨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 코로나19로 잠시 카페 일을 쉬고 있기 때문. 쉬는 동안 배운 기술을 잊어버릴까 걱정이 태산이다.

장애인거주시설 동그라미(원장 구형선)에서 생활하는 동률 씨는 시설 직원들의 도움으로 드립커피 등을 조금씩 연습하고 있다.

모현동에서 형제들과 지내는 원호 씨도 메뉴 하나하나 기억을 되짚으며 잊지 않으려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다가다커피의 최종 목표는 동률 씨와 원호 씨처럼 발달장애인들이 일반 커피숍으로 취업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지금의 열정과 노력이라면 분명 가능한 일이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 한 후 취업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운영시간 : 오전 11시~오후4시. ☎833-1133.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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