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정말 중앙동 맞아요…마치 별천지에 온 것 같네”

증기기관차·형형색색 벤치·휘황찬란한 가로등 관광객 사로잡아

밤에 본 중앙로

2021년 1월 어느 날 밤.

KTX열차를 타고 일행과 함께 익산을 방문한 관광객 김모 씨(29·서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둡고 칙칙했던 익산역 앞 중앙로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한 아름다운 야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먼저 중앙로 분리대에 자리 잡은 증기기관차가 눈길을 잡았다. 기차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증기기관차에서는 레이저빔이 쏟아져 밤 하늘을 수 놓았다.

1970년대까지 석탄을 연료로 운행했던 증기기관차는 옛 향수를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낮에 본 중앙로

중앙분리대의 보석상징물과 인도에 설치된 기차미니어쳐는 익산이 철도와 보석의 도시 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거리에 설치된 벤치도 발길을 붙잡았다. 화강석과 나무를 재료로 만든 의자에서는 형형색색의 불빛이 거리를 밝혔다. 의자에 앉아 관광객과 시민들이 활기차게 걷는 모습을 보면서 2,000년 역사문화 도시 익산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밖에서 보이지 않는 아늑한 공중전화 박스, 앞뒤 좌우가 한눈에 들어 오는 건물모형의 버스 베이, 금속패널을 부착한 한전 배전함 등 거리의 모든 조형물이 소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중앙로 좌우에 설치된 가로등은 현대기술과 아이디어가 결합된 산물이었다. 가로등 지주에 삽입된 LED등은 차도와 인도를 아름답고, 환하게 밝혔다. 특히, 가로등에는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자동시스템이 설치돼 늦은 밤에는 스스로 밝기를 낮췄다.

한 동안 야경을 구경하다 보니 배가 출출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문화예술의 거리 입구에 자리 잡은 음식코너에서 익산의 맛을 음미하며 참 잘 선택한 관광이었다고 스스로 자평했다. 깊어가는 밤이 야속한 하루였다.

중앙로 빛들로 사업 조감도

익산역 앞 문화거리(중앙로)가 빛과 문화, 철도역사와 미래가 가득한 관광명소로 변신한다.

바로 ‘빛들로’ 조성사업이다.

빛들로는 익산시가 익산역 앞 문화거리 300여m 구간(익산역~우성약국사거리)에 총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철도 상징 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폭 25m 중앙로에 철도역사 도시를 상징하면서 유라시아 철도 시대를 기원하는 보석기차와 기차미니어처 등 조형물을 설치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달리는 철도교통 중심 도시 익산을 조명한다.

빛들로 사업은 익산시가 2017년 국가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중앙동 도시재생특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익산시는 실시설계와 주민협의체 의견 수렴, 시 공공디자인 심의 등 모든 행정절차를 마치고 내달 초 시공사를 선정해 연말에 공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익산시는 중앙로 좌우에 문화예술의 거리와 중앙시장이 자리 잡고 있어 익산의 문화와 경제에도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도 도시재생과장

“관광객-젊음이 넘치는 익산 새 명소 만들 것"

빛들로 사업 사령탑 김성도 도시재생과장

“KTX 익산역 환승객이 하루 평균 2만 명에 이릅니다. 중앙로 빛들로 사업은 이들 환승객과 관광객들에게 익산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성도 익산시 도시재생과장은 중앙로 빛들로 사업이 완공되면 KTX 익산역을 이용하는 관광객은 물론 젊은이들이 야간에 즐겨 찾는 활기 넘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된 은행나무 가로수를 4~5월에 흰 눈이 내린 것처럼 꽃망울을 터트리는 이팝나무로 교체해 화사한 도시 이미지를 조성할 계획이다”며 “관광객들에 대한 대외 이미지를 높여 상권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조형물 하나하나 마다 다양한 시민 의견을 수렴해 반영했다”며 “어려운 과정을 거친 만큼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익산을 대표하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