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우리는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나고 살아간다. 산이 많은 동네에서 자라난 사람, 많은 형제자매와 왁자지껄 자라난 사람, 할아버지‧할머니가 길러준 사람, 아침을 안 먹는 집에서 자라난 사람 등.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은 본인에게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일상으로 보일 수 있고, 본인에게 특별해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보편적으로 보일 수 있다.

각자가 체득해 온 경험과 시간들이 ‘나’를 만들고 수많은 ‘나’들은 서로 다르다. 그래서 가끔 내가 너를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네가 나를 납득할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때, 갈등은 생긴다. 우리는 그 갈등을 대면하였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가. 누군가는 싸울 것이고 누군가는 대화를 시도할 것이고 누군가는 포기할 것이다.

이 갈등의 밑바닥에는 정서와 문화의 다양성이 있다. ‘너와 나는 다르다’라는 너무나도 쉬워 보이는 이 말은 생각보다 정곡을 찌른다. 우리는 서로 다르다. 나와 너의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맞춰 너를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이 ‘다름’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순간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네가 틀린 것 같아 평가하고 참견했던 일, 나에게 조건 없이 동의해주길 바랐던 일.

매년 5월 21일은 2015년부터 유엔이 지정한 ‘세계 문화다양성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1일을 기점으로 일주일간을 ‘문화다양성 주간’으로 지정하고 서로의 차이를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전국적으로 진행한다.

익산에서도 익산문화관광재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체들이 이러한 ‘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삶 속에서 발견해나갈 수 있는 고리들을 프로그램으로 풀어낸다. 오늘, 당장, 나만의 노력으로 힘들 것 같다면 이 주간 행사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생각보다 다양성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 동시에 너의 다양성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대화로 우리는 더욱 창의적이고 다양한 우리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첫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서로가 언어, 국적, 세대, 신분을 넘어 존중하고 인정하며 다름이 문화가 되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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