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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100년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 자르고 버젓이 길내부송동 우주 황 씨 문중 선산 아닌 밤중에 홍두깨 맞은 격
송태영 기자 | 승인 2020.06.02 10:41

공원지역 내 수 십 그루 벌채 후 버젓이 50여m 농로개설 말썽

높이 10m 아름드리 소나무 무단 방출 소나무좀 병충해 확산 우려

소나무를 자르고 길을 낸 현장

1일 오후 2시 경.

익산열린신문 편집국에 전화벨이 울렸다.

수확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가 격앙됐다.

“우리 문중 선산에 있는 수령 100년이 넘는 소나무 수십 그루를 누군가 베고 거기에 길을 새로 냈습니다. 더군다나 소나무 좀 유인목 설치 지역인데 잘린 소나무는 무단으로 가져가기까지 했습니다.”

카메라를 챙겨 이리팔봉초등학교를 지나 원광고방향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100여 m를 달려가 마침내 현장(부송동 산55-1번지)에 도착했다.

우주 황 씨 팔봉 문중이 세운 색바랜 불법 쓰레기투기 경고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현장 주변 산에는 지름 1m, 높이 10여m에 이르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자태를 뽐냈다.

하지만 왕복 2차 도로와 고구마 밭을 잇는 길이 50여 m, 폭 2m 구간에는 소나무가 보이지 않았다.

소나무가 잘려나간 뿌리

소나무가 사라진 공간에는 중장비와 농기계가 다닌 흔적이 선명했다.

새로 난 길에는 소나무 2그루를 벤 흔적이 보였다. 잘린 소나무 그루터기는 흙이 덮여 있었다.

또 3~4m 숲속으로 들어가자 어른 2~3명이 팔을 벌려야 겨우 닿을 수 있는 소나무 뿌리 4~5개가 나뭇가지와 숲 풀에 덮인 채 나뒹굴었다. 길을 내려고 작은 나무도 잘라버린 것.

자신을 우주 황씨 팔봉 문중 임원이라고 소개한 황모 씨(57)는 잘리고 뽑힌 소나무가 모두 10여 그루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지난 5월 26일 경 소나무가 베이고 농기계와 중장비가 다닌 흔적을 발견하고 황당했다”며 “소나무가 잘린 이곳은 300여 년 역사를 간직한 우주 황씨의 팔봉 종중 선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지난 봄 각종 소나무 벌레를 유인해 방제처리하거나 소각하는 소나무좀 유인목을 설치한 지역”이라며 “소나무가 무단으로 방출돼 그 속에 있는 벌레가 퍼져나가면 산림에 코로나19와 같은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원 관리지역에서 소나무를 자르고 길을 만드는 불법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어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숲풀에 나뒹구는 소나무 뿌리

황 씨는 또 “우주 황 씨 문중은 나무를 자르고 새길을 내도록 허락하지 않았다”며 이같은 불법행위를 벌인 범인을 찾아 달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황 씨는 인근 밭 농장주로부터 “언제인지는 기억이 잘나지 않지만 최근에 누군가 소나무를 자르는 것을 봤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익산시 관계자는 “소나무 불법 벌채가 확인되면 피의자를 파악해 사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소나무 무단 반출은 이와 별개로 형사처벌 대상이다”고 말했다.

농기계가 다닌 흔적
나무 잔가지가 버려진 숲풀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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