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워주세요>

익산시청소년수련관 관장

TV 프로그램 중에 연예인들이 자신만의 방송을 해서 많은 시청률이 나오는 쪽이 우승을 하게 되는 방송이 있습니다. 몇 년 전, 1988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KBS ‘TV유치원 하나둘’에서 종이접기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김영만 씨가 출연해서 1등을 했습니다. 그 당시 많은 20~30대들이 열광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댓글에는 “어릴 적 TV 앞에서 김영만 아저씨의 설명에 따라 색종이를 접었던 때를 추억하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어릴 적 추억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영향력을 끼칩니다.

여러분들의 청소년기는 어떤 추억이 있나요? 구슬치기, 딱지치기, 팽이치기, 롤러장, 시골집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감자와 옥수수, 시냇가 물장구치며 멱을 감던 일. 세대마다 다른 추억들이 있죠. 하지만 지금의 청소년은 어떻습니까? 초, 중, 고, 대학생 너나없이 사이버 강의에 몰두하며 30인치도 안 되는 컴퓨터 모니터에 갇혀 삽니다. 요즘처럼 코로나19 사태에서는 더욱더 심각합니다. 학교와 학원, 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입니다.

그들이 20~30대가 돼 청소년기를 떠올릴 때, 감격할 만한 추억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학원과 PC방, 노래방과 멀티방을 전전하며 밤새도록 게임을 하고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며 충혈된 눈으로 살았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요즘 코로나19 환경 속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이 익숙한 사회 풍토에 ‘욜로족 청소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체력뿐만 아니라 친교성과 사회성, 협동심이 현저하게 약합니다. 최근 청소년들의 상담사례는 진로 고민, 외모 콤플렉스, 부모의 이혼, 가정경제 문제 등 다양합니다. 이는 인터넷 중독과 분노조절장애, 우울증, 조울증, 대인기피증, 은둔형 외톨이 등 신경증을 동반한 이상심리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청소년기의 아름다운 추억은 고사하고 '21세기형 질풍노도의 아픔’으로 얼룩져가고 있는 것이지요.

코로나 19를 통해 ‘우리 모두가 놓치고 살았던 것이 무엇이고 그리 중요하지 않았던 것을 중요하게 살았던 것이 무엇인지’깨달았다면, 아동기와 청소년기의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이제부터라도 키워줘야 합니다.

호연지기란, 《맹자(孟子)》의 <공손추(公孫丑)> 상편에 나오는 말로, 사람의 마음에 차 있는 넓고 크고 올바른 기운을 뜻하는데, 이 기운은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울 만큼 넓고 커서 어떠한 일에도 굴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당당한 기상을 의미합니다. 청소년들을 25평도 안 되는 교실과 좁디좁은 학원에서만 지내게 하지 말고 산과 바다, 하늘과 태양을 보며 꽃과 나무와 새와 나비를 만나주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끼며 감탄도 하고 감격하게 시간을 누리게 합시다. 그 속에서 호연지기를 체험할 때 청소년들의 오감과 육감이 살아나고, 조물주의 영감을 지닌 창조적이고 건강한 영성과 인성을 자연스럽게 지니게 될 것입니다.

한 청년이 죽어서 천국에서 예수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주님께서 그 청년에게 “자네는 어느 나라에서 왔는가?”물어보시더랍니다. “네 저는 대한민국에서 왔습니다.”“아, 그런가. 그러면 설악산과 내장산은 가 보았나?”“아뇨 바빠서 못 가봤습니다.”“아니 내가 자네를 대한민국에 살게 한 것은 설악산과 내장산의 절경을 실컷 구경하고 오라고 보냈는데 어찌 그리 살다가 왔는가?”

하나님이 인간을 지구별에 보낸 이유는 20여 년간 책과 씨름하며 100만개의 문제를 풀어 좋은 대학을 졸업해서 돈 많이 벌어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남들 앞에서 떵떵거리며 살라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에게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워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익산시에도 국가가 인정해 준 건강하고 유익한 청소년 호연지기 프로그램들이 매우 다양하게 있습니다. 청소년수련관, 문화의집, 유스호스텔,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성문화센터, 청소년단체에서 운영하는 진로탐색과 역사탐방 등 유익한 청소년 프로그램들에 참가시켜 보세요. 특히 이번 여름방학은 코로나 19로 인하여 기간이 짧지만, 망설이지 말고 보내십시오. 청소년기에 반드시 경험해야 할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을 고민하게 하고 영성과 인성 함양, 협동심을 키울 수 있도록 안내해 주세요.

“나중에 좋은 대학 가서 경험하게 해도 된다”는 이런 생각은 과감히 내려놓으세요. 10대의 청소년기에 경험하고 깨달아야 할 것들은 20대 때는 할 수도 없고 그때는 다릅니다. 인간에게는 때에 맞는 경험들과 깨달음이 필요합니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습득한 경험들이 내재화되어 어른이 되면 실력과 역량을 지닌 전문가로 발전합니다. 청소년 시기의 다양한 체험들이 호연지기를 키워줌으로 혼자만의 세계가 아닌 또래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협동심과 사회성, 소통하는 역량으로 강화되어 행복한 지구별 여행을 하게 됩니다.

2020년 코로나 19사태로 혼란한 지금 자녀들과 함께 사람 많은 곳을 피하여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의 세계로 나가보십시오. 2~3일 공부 안 했다고 인 서울 할 자녀가 그 대학 못갈까요? 언젠가는 자녀들과 여행을 가고 싶어도 못 가고, 안 가는 때가 옵니다. 그때면 후회합니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구요? 그냥 시내버스를 타고 떠나 보세요. 산과 들과 계곡과 바다와 꽃과 나무를 향해.

‘오락(레크레이션recreation)’은 ‘재창조(re-creat)’에서 파생 되어진 말입니다. 인간은 제대로 놀고 쉴 때, 재창조됩니다.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키워주세요!’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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