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망 지지대 휘어지고 건축자재 실어나른 구조물은 녹슬어

2018년 철골공사 완공 후 또 중단 … 최근 공사재개 움직임

강산이 두 번 바뀐다는 20년.

지난 2000년 공사를 착공한 후 공사중단과 재공사를 반복하고 있는 송학동 학곤리 망기마을 임대아파트 신축현장.

주변을 압도하는 우뚝 선 아파트 모습에서 을쓰년스런 느낌이 맴 돈다.

망기마을 아파트 건축현장은 지난 2018년 9월 골조공사를 완공한 후 또다시 공사가 중단돼 현재까지 문이 굳게 닫혀있다.

공사 안정망은 찢어져 바람에 날리고, 철재 안전망 지지대는 나사가 풀려 언제 떨어질지 모르게 불안하게 매달려 있다.

건축자재를 실어 올리기 위해 장비를 설치했던 구조물은 녹이 잔뜩 슬어있다.

베란다 보호 덮개는 군데군데 떨어져 있거나 말려 있다.

외부인의 진입을 막으려 설치한 양철 펜스에는 마른 잡초가 덮여있다.

주민들은 방치된 아파트 공사현장이 미관상으로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앞선다.

이곳이 모기와 파리·해충의 서식지로 전락해 여름마다 고통을 겪은 기억 때문이다.

사실 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망기마을 주민들의 일상은 엉망이 되었다.

소음과 진동·분진은 주민들의 재산피해 뿐만 아니라 삶을 위협했다.

개와 닭 등 가축도 폐사했다.

아파트 공사가 장기간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피로감은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섰다.

“왜 우리가 이렇게 피해 보고 살아야 합니까. 우울증으로 아파트에서 투신하고 싶은 마음이 한 두 번이 안입니다.”

한 주민의 극단적인 표현에서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주민들을 위한 안전대책과 심리진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재산피해도 크다.

공사현장 진동으로 집 벽에는 손가락이 들어가는 금이 가고, 지반 곳곳에는 지진이 난 것처럼 벌어졌다.

지반이 뒤틀리면서 방과 창고 등의 문을 제대로 닫을 수도 없다.

방음벽과 올라간 아파트가 햇볕을 가리고 바람길을 막아 농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공사현장에서 날아든 분진으로 농작물이 썩어나가기 일쑤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동안 피해보상을 전혀 받지 못했다.

아파트 건설회사의 부도와 잠적으로 청구서를 내밀 당사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업체가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아파트 공사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이번에는 꼭 공사를 완공해 반듯한 아파트가 들어섰으면 한다”며 “공사로 인한 피해가 더 이상 없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망기 마을 아파트 신축현장은 대지면적 5천648㎡에 지하 1층 지상 14층 20평형 임대아파트 117세대와 상가건물 2동이 들어선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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