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모악산·미륵산·금강·웅포 황금 들녘 한눈에

천의 얼굴을 가진 운해 백미…작품 첫 지면 공개

 “2013년 우연히 웅포 함라산에 있는 오두막을 구입했어요. 정상에 올라갔더니 운해가 활짝 피어 나는데,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어요. 첫눈에 반했죠.”

함라산 사진작가 박병호 대표(등산아웃도어 매장 콜핑 마동점·56)는 함라산과의 인연은 신이 준 선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박 대표는 그날 이후로 5년 여 동안 매주 함라산에 올라 오로지 한 자리 한 장소에서 모방이 아닌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열어갔다. 함라산은 그러는 박 대표에게 자연의 경외로움을 깨닫게 했다.

박 대표는 일출과 일몰을 촬영하기 위해 하루에 2번 함라산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까지 함라산 정상에 오른 횟수는 200회 이상. 덕분에 함라산의 4계 8만여 장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함라산 정상 봉화대는 236m의 낮은 편이에요. 그런데도 동서남북이 열려 있어 멀리는 대둔산·모악산·미륵산이 한눈에 들어오죠. 뒤로는 금강이 흐르고, 가을엔 웅포 황금들녘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명소 중에 명소입니다.”

박 대표는 함라산을 통해 ‘평범한 곳에서 비범함을 담아 낸다’는 자신의 사진 철학을 깨우쳤다. 지리산이나, 덕유산이나, 함라산이나 산이 보여주는 감동은 똑같다는 것. 단지 사람들이 이를 파악하지 못할 뿐이다. 아내와 아들·딸 가족들도 함라산에서 이렇게 멋진 작품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한다고.

“제가 특히 좋아하는 작품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는 운해에요. 여름엔 ‘띠 운해’와 ‘곱창 운해’, 가을엔 ‘물안개 운해’가 피어나죠. 모두 함라산에서 만날 수 있어요.”

박 대표는 운해는 아름다운 모습만큼 수줍음이 많아 보통 20~30분이면 사라져 서둘러야 한다고 귀띔한다.

“사실 지난 1~2년은 휴식기간이었어요. 앞으로 10년 정도 작품활동을 더해 전시회를 가질 계획입니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함라한옥체험관 근처에 부지를 마련했다. 함라산과 익산의 아름다운 사진 작품과 소장한 음악을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익산열린신문>과 인터뷰에 내심 걱정이 앞섰다. 사진작가 입장에서 촬영 장소를 공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데다 자연훼손 우려에서다. 하지만 자신보다 함라산과 익산을 더 사랑하는 사진작가들이 훌륭한 작품을 촬영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라산 촬영지를 공개하기로 결정을 했다.

박 대표가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시절 지리산을 종주하면서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매료됐다. 군대를 제대하고 90년대 초 사진 동호회 ‘익산 빛모임’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음악에도 조애가 깊다. 박 대표가 소유하고 있는 LP판 3천 장, CD 4천 장, DVD 1천500 장이 말해 준다. LP판 중에는 박 대표가 태어나기 전인 1960년 초반부터 근래까지 다양하다.

산이 좋아 2004년 부터 등산 아웃도어 매장 콜핑 마동점을 운영하고 있다./최승우 시민기자

미륵산의 빛내림

미륵산의 일출

웅포 들녘

함라산 서쪽 능선의 운해

함라산의 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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