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태·경자영 부부 "'금추' 수확합니다"

용동면 이현태(57)·경자영(54) 부부는 상추와 메론 농사를 짓는다. 주 종목은 상추.

메론은 상추 연작피해를 막고 땅심을 높이기 위해 3~6월 봄철에 재배한다.

부부의 농장은 2만6천400㎡(8천평). 무려 축구장 3.7배 면적이다.

동 당 600㎡(2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40동이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여름 상추는 12동에서 재배한다. 28동은 겨울 상추 재배를 위한 휴지기.

넓은 상추 농장을 관리하기 위해 부부는 1년 365일 아침부터 밤늦도록 하우스 속에서 살다시피 한다.

겨울엔 하우스 안이 따뜻해 그나마 일하기 좋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엔 인부들도 기피한다.

그래도 상추를 따고, 물을 주고, 소독을 하느라 하루해가 짧다.

모든 농사가 그렇듯 상추는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라는 대표적인 작목이다.

주인이 한순간이라도 게으름을 피우면 금세 상추가 알아챈다.

시들거나 제 색을 내지 않는다.

부부의 하루는 요즘 더 바쁘다.

긴 장마와 수해로 상추가 ‘금추’가 되면서다. 풍부한 일조량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재배한 용동 상추는 이미 수도권 소비자들에게 맛 좋기로 입소문이 났다.

여기에 전국 생산량이 절대 부족해지면서 귀하신 몸이 됐다.

부부는 가격이 좋을 때 한 박스라도 더 수확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부부가 생산하는 상추는 하루 4kg 들이 50여 박스. 겨울에 비해 생산량은 절대 부족하지만 수입은 짭짤하다.

이현태 씨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성실하고 마음씨 좋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익산원협 용동 상추작목반원 42명은 믿음직한 외모에 성실한 이 씨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회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이 회장은 작목반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력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 작목반원들이 생산한 상추를 모아 익산농산물공동브랜드 탑마루 상표로 서울 가락동 시장에 공동 출하한다.

규모의 생산량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덕분에 경락 가격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상인들도 용동 상추, 익산 상추를 전국 최고 상품으로 알아줘 힘이 솟는다.

이 회장의 상추 매출은 연간 2억 원. 인건비와 자재비를 뺀 순소득은 6천만 원 선. 여기에 메론 소득을 합하면 연 1억 원에 이른다.

노력과 투자에 비해 만족스러운 소득은 아니지만 고향에서 정겨운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맛에 행복하다.

이 회장은 상추 농사만 잘 짓는 것이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만난 아내의 고향은 경남 거창. 처가의 반대를 이겨내고 결혼에 성공한다. 더구나 결혼 직후 고향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어 농사를 짓고 있다.

‘미세스(Mrs) 용동’으로 불리는 아내 경 씨는 불평 한마디 없이 농사에 매진했다.

이 회장은 지금의 가업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아내 경 씨의 성실함과 내조 덕분이라고 치켜 세운다.

농사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자식 농사도 잘지었다.

장남 동욱(30)·차남 동내 씨(27)는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 늠름한 사회인이 돼 제몫을 다하고 있다.

부모를 걱정하는 모습에 대견스럽기도 하다.

이 회장 부부는 다짐한다.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 예방에 좋은 국민 채소 ‘용동 상추’ 생산에 전력을 다해 국민건강을 지키겠다고. /용동=김기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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