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지구 누에 총괄팀장

전 인류에게 내려진 코로나 재앙은 기존의 익숙한 체계와 시스템을 일순간에 바꿔 놨다. 정책은 긴급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시행되고, 인류에게 선택권은 없는 것 같다. 모든 분야가 어려움을 겪지만 문화예술계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봉책으로 예술가를 지원하는 지원금과 각종 사업들이 즉흥적으로 내려오기도 한다.

얼마 전 독일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독일에서는 예산이 지원되었던 문화 프로젝트 및 행사가 코로나 19로 인해 조기 종료되는 경우, 공공 예산 및 보조금법률에 따른 사례별 조사 후 이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소비된 예산은 회수하지 않기로 하였고, 행사 취소로 인해 남은 예산만 반납하도록 했다.

이 밖에 소상공인, 프리랜서(예술가 포함)의 6개월간 주거비 보조를 위해 110억 유로(한화 약15조 4천억 원)을 추가 지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가 차원의 문화예술에 대한 든든한 지원과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후원과 지지다.

#Saengerhilfe(성악가돕기), #support your local artist(지역 예술가 돕기), #join us at home(집에서 함께 해요), #ich will kein geld zurueck(환불받지 않겠습니다) 등의 온라인 해시태그 운동 등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움직임 활발하게 진행됐다.

특히 #성악가돕기 운동에는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참여하면서 일주일 만에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천만 원)을 모금했다.

독일의 사례가 정답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시급하게 지원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코로나 19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문화예술계도 직접 대면이 어려운 시기에 온라인이 최고의 대안이라도 되는 양, 홍수처럼 온라인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수업도, 일도, 만남도,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데에 지친 사람들은 온라인 행사에 피로감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사람과의 만남에 더욱 소중한 가치를 느끼게 되면서, 문화와 예술이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깊어져 간다.

화가의 붓 터치가 살아 있는 작품을 현장에서 보고 싶고, 무용가의 거친 호흡과 미세한 몸동작을 공연장에서 느끼고 싶다.

랜선을 통해 ‘방구석’에서 오붓하게 즐기는 온라인 중심의 문화예술이 한 축을 차지한다면, 사람과의 직접 만남을 통한 시간과 공간 그리고 감정과 표정, 숨결의 공유가 그만큼이나 귀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다.

수 천 명이 몰려드는 공연장, 수 만 명이 이동하는 지역 축제는 과거 속으로 사라진 유물이 되어 버렸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우리의 미래는 이제부터 첫 장을 다시 써나가야 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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