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진행할 경우 2~3개 업체만 참여 '짜고 치는 고스톱 입찰' 지적

저가투찰로 인해 '깡통 전시관' 전락 불보 듯…평가위원 편향된 심사로 질 저하 우려

“익산시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전시관을 건립하면서 익산시 자체 평가가 아닌 조달청 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전국에서 가장 멋진 전시관을 조성하려면, 다양한 제안을 받아 가장 익산다운 전시관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익산시가 ‘백제왕궁 ICT역사관 전시물 제작설치’ 사업을 추진하면서 익산시 자체 평가가 아닌 조달청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려고해 논란을 빚고 있다.

자신을 전시관 제작설치 중소 기업인이라고 밝힌 박 모씨는 최근 익산시에서 발주할 예정인‘백제왕궁 ICT역사관 전시물 제작설치’사업과 관련, 조달청이 아닌 익산시 자체적으로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익산시가 41억 원을 들여 ‘백제왕궁 ICT역사관 전시물 제작설치’ 사업을 조달청에 의뢰해 조달청 평가로 진행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조달청 평가로 진행할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박 씨는 “먼저 입찰 참여 업체가 2~3개 업체에 불과해 다양한 업체에 보다 많은 제안을 받아 우수한 업체를 선정하는데 차질이 우려 된다”고 밝혔다.

저가투찰로 인한 품질저하 우려 목소리도 높다.

시민 문모 씨는 “익산시에서 41억 원이라는 예산을 책정했을 때는 그만큼 돈을 들여서라도 제대로 된 역사관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조달 평가결과를 보면 60% 초반 대에 낙찰이 되고 있어 26~27억 원에 낙찰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저가로 낙찰 받은 업체는 이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실제 공사에 들어갈 금액은 20억 남짓이 될 것이라는 게 시민들의 따가운 질책이다.

41억 원이라는 예산을 책정해 두고 20억 원짜리 깡통역사관(?)을 만드는 꼴이다.

평가위원 선정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전시관 관련 한 업자는 “이번 사업의 경우 조달청 대형실물모형전문평가위원이 평가를 한다. 대형실물모형평가의 경우 60명으로 한정돼 있으며, 대부분이 이미 업체들과 결탁이 돼 있다”며 “2~3개 업체에 편향된 평가를 하면서 제안서의 품질보다는 업체의 이름을 보고 평가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럴 경우 20억 원만 써도 되는 품질이 많이 떨어지는 제안서가 선정될 확률이 아주 높다”며 “평가위원들이 나름대로의 식견은 있을지 모르나 익산에 대한 이해도는 부족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조달청 평가가 아닌 익산시 자체적으로 평가를 진행해 보다 많은 업체들이 제안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바란다”며 “이는 익산시 입장에서도 보다 많은 제안을 받아 우수한 제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품질 확보를 위해 저가투찰방지 방안으로 80% 투찰 하한선을 책정해주길 부탁한다”며 “익산을 가장 잘 알고 이번 사업의 취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고 있으며 공정한 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각계의 전문가들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누가 봐도 인정할만한 우수한 제안이 선정될 수 있도록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백제왕궁 ICT역사관 전시물 제작설치 사업은 익산의 얼굴”이라며 “조달청 평가로 진행해 애물단지로 전락시키지 말고, 익산시 자체 평가를 통해 완성도 있는 역사관을 만들어 익산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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