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열린칼럼
'익산대신 공백 채워진 마한역사문화권'김기영 전북도의원 특별칼럼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0.10.14 16:08

독일 역사가 레오폴트 폰 랑케는 역사란 ‘과거의 사건들을 실제 일어난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랑케에게 있어서 과거의 사실이란 역사가의 마음 밖에 존재하는 객관적 실체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또한,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헬릿 카의 말처럼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보더라도, 역사의 이해는 과거의 사실을 바르게 선택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인식에 있어 과거 사실에 대한 객관화는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가?

지난 6월 9일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문화권과 그 문화권별 문화유산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역사문화권정비법)’이 제정됐다.

2021년 6월 10일 시행 예정인 이 법은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등 총 6개의 역사문화권을 정의하고 있는데, 이중 마한역사문화권의 경우 영산강 중심의 전라남도 일대만을 권역으로 설정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학계의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보면, 마한의 역사적 범위를 영산강유역권뿐만 아니라 아산만권과 금강권, 만경강권 등도 폭넓게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전라북도는 기원전 3세기 말 마한의 기원지인 금강과 만경강 사이의 익산지역과 4세기 후반 마한이 최종적으로 백제에 병합될 당시 중심공간인 고창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익산지역에서 주거지, 수혈유구, 토기 가마, 주구묘, 분구묘 등 다양한 마한유적이 발견되었고, 만경강 일대에서 대형 군집묘, 푸른 유리구슬, 중국산 동경 등이 발견됨으로써 전라북도는 특정 시기 마한의 중심지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렇다면, 전라북도가 마한역사문화권에서 빠져 지역민들의 수용과 이해를 얻기 어려움에도 현재처럼 역사문화권정비법이 제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문화재청은 소관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역사문화권이 난잡해질 우려가 있다며 시ㆍ도지사 등의 역사문화권 설정 요청 규정을 삭제하고, 대신 시대적 특징이 명확한 마한과 탐라를 추가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영산강 중심의 전라남도 일대만이 마한역사문화권으로 설정됐다.

둘째, 국회법은 법률 제정 시 필요한 경우 공청회를 개최해야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문화권의 범위나 정비 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음에도 오히려 위원회 의결로 공청회를 생략했다.

최근, 익산시는 시가 소장하고 있는 마한 관련 유물의 가치를 분석하여 마한의 중심지 ‘익산’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익산시가 하고 있는 이러한 노력이 익산의 마한 문화 발전과 정체성 확립에 큰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향후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의 수립과 보다 큰 규모의 사업 수행을 위해서는 잘못 제정된 역사문화권정비법의 시행 전에 전라북도를 권역에 포함하는 법 개정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해 보인다.

현재대로 역사문화권정비법이 시행된다면 익산은 마한문화의 변방으로 전락할 것은 명확하기 때문이다. 향후 「역사문화권정비법」이 익산의 슬픈 기억의 하나로 남지를 않기를 바란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묻지 않아도 알 것이다.

목이 마르고 나서 우물을 판다면 늦다는 말이 있다. 법률의 시행전까지 7개월 남짓 남았다. 마한에 대한 올바른 권역설정을 위한 지역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익산열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570-986 전북 익산시 목천로 283 201호(인화동 2가 90-3)  |  대표전화 : 063)858-2020, 1717  |  이메일 : ikopennews@hanmail.net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전라북도, 다 01281  |  등록일자 : 2013년 10월 17일  |  발행인 겸 편집인 : 조영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영곤
Copyright © 2020 익산열린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