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제품 특정 1개 제품만 독식…가격도 다른 시군보다 2배가량 비싸

제품 설명회에 등장한 발 안마기가 제품회사와 제품명이 똑같다. 익산시가 특정업체 제품으로 규격과 사양을 규정했기 때문.

“세상에 이런 행정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니….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아예 대놓고 판을 짜고 치고 있습니다. 특정인을 밀어주기 위해 작정하고 나선 것 같습니다. 분명 보이지 않는 손이 중간에 장난을 쳤습니다. 철저히 규명해 주십시오.”

지난 16일 금요일 오후 6시쯤. 익산열린신문 편집국에 6~7명의 중년 남성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익산시 납품 비리 의혹을 속사포로 쏟아냈다.

이들은 익산시에서 추진하는 ‘생생 농업인 헬스 케어 지원 사업’ 참여 업체 관련자들.

익산시는 23개 읍면동 경로당 223곳에 안마의자와 혈압계, 발 안마기(2대)를 지원한다.

예산은 모두 7억8천50만원.

익산시는 읍면동별로 수의계약이나 입찰을 통해 구매한다.

지난 16일 황등면을 첫 시작으로 차례대로 마을이장과 경로당 회장을 대상으로 제품설명회를 갖고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문제는 발 안마기.

익산시 7개 업체가 설명회 때 들고 나온 제품이 모두 똑같다.

제조업체는 멘토(주). 모델명은 MT-22K. 중국산이다.

발주처인 익산시에서 규격 사양을 특정해 이 제조사 제품만이 가능토록 했다.

무릎 뚜껑과 디자인 등록을 발명특허 낸 제품이다.

다른 제품을 납품하려고 한 익산 A업체의 경우 사양과 규격이 다르다고 불허 통지를 받았다.

익산 업체들이 다른 사양의 발 안마기를 납품하려고 했으나, 빨간 글씨로 '기능이 없음' '고객지퍼교체어려움' '1년이내 무상 택배비고객 부담' '소모품 별도 결제' 등의 이유를 들어 불허 통보를 했다.

 익산시가 제시한 물품 규격과 사양대로 하면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제품을 구할 수 없다는 게 업자들의 항변이다.

익산 B업체 관계자는 “익산시가 제시한 규격과 사양은 특허제품이다. 전국에 단 1곳만이 해당한다. 더 큰 문제는 발주처인 익산시가 이 제품 외엔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인근 완주군청의 경우 특허제품이라고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의뢰한 완주군은 공통사양을 적용해 모든 제품이 입찰에 참여했다. 단 저가품이 들어올 수 없도록 제한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완주군은 1대당 37만 6천578원에 낙찰됐다.

반면에 익산시는 1대당 75만 원으로 못을 박았지만, 10% 삭감해 67만5천 원에 구입토록 권고했다. 완주군에 비해 2배가량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셈이다.

더욱이 익산시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간 업자는 63만8천 원을 받고 익산시 업체에 넘겨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중간 업자가 실제 공급하는 가격은 41만8천 원으로 알려졌다. 중간에서 22만 원이나 남기는 폭리를 취하는 셈이다.

익산시 업체들은 “어려움에 처한 익산시 상공인을 살리는 사업 취지가 무색하다. 외지 중간 업자가 익산 업체를 끼고 들어와 장난을 치는데, 우리 익산시가 놀아나고 있다”며 “분명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 반드시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 경찰 수사의뢰 등 다양한 조처를 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20일 익산열린신문과의 통화에서 “인터넷으로 사양을 확인한 결과, 6개 업체 제품이 해당됐다”고 말했다가 30분 후 쯤 “(사양 선택)검토해 보겠다. 조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특별 취재팀

익산시가 물품 규격으로 제시한 자동 높낮이 조절기능과 무릎, 종아리 에어마사지 선택 기능, 무릎 종아리 마사지 각각 터치 패널 리모컨 장착 등은 '특허 제품"이라고 익산 업체들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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