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출가 / 극단 작은소리와동작

얼마 전 올해 첫 연극 작품인 ‘보석과 여인’이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올려 지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공연이나 영상으로 대체되는 공연이 많았던 요즘, 다행히 대면으로 관객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얼마나 행복했던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객석을 꽉 채우지는 못하고 약 50여 명의 관객과 함께 할 수 있었는데, 사실 걱정했던 것이 한 가지 있었다.

다른 지역의 공연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었을 때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공연 중 관객의 반응을 알 수 없어 공연이 정말 힘들었다는 이야기였다. 거기다 이번에 준비한 작품이 약간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어서 공연 준비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또 다른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관객들이 입장하는 내내 그들의 표정을 살피고 공연 중에도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는 사이, 약 65분의 시간이 흘러갔고 배우들의 커튼콜이 끝난 후 객석의 조명이 들어오고 관객들이 공연장을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와, 연극 재밌다!’

이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긴장하고 있던 나의 마음이 풀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그저 공연이 ‘재미있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오랜만에 공연장을 찾게 된 설렘에서 나온 말이었으리라. 그러면서 조금 전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느껴졌던 긴장감 속 작은 ‘설레임’이 생각났다.

그저 성공이냐 실패냐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 어쩌면 이 ‘설레임’으로 지금까지의 시간 동안 관객을 만나 왔던 것인데 어느새 퇴색되어져 버려 내 마음 속 어딘가에 꽁꽁 감춰져 있었던 ‘설레임’이라는 감정을 말이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나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라 그 공간 안에 있었던 50여 명의 관객, 배우, 스탭이 만들어 내던 작은 ‘설레임’이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관객의 반응을 걱정하는 것과 다른 관점으로 우리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또한 우리의 삶에 행복을 주는 여러 가지 요소 중 하나이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은 오늘을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설레임을 느끼셨나요?’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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