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 40분.

송학동 주택가에 연탄을 가득 실은 1.2톤 차량이 도착했다.

차에서는 검은 옷과 검은 장갑, 검은 신발,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남녀 2명이 내렸다.

여자는 재빠르게 지게에 연탄을 쌓고, 남자는 연탄이 가득 담긴 지게를 등에 지고 나르기 시작했다.

지게에 올린 연탄은 모두 25장.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6kg. 총 무게는 90kg이다. 웬만한 남자는 일어서기도 힘든 무게다.

30여m 거리의 수용가 연탄창고는 금세 연탄이 수북이 쌓였다. 배달한 연탄은 익산의 한 교회에서 후원한 것으로 모두 300장. 서민들의 겨울 필수품을 장만해 준 셈이다.

이날 연탄을 배달한 주인공은 연탄배달 전문업체 동원연탄 황명자 대표(63·남중동)와 동업자 박정오 씨(58).

황 대표는 1982년 연탄배달에 첫발을 내디딘 후 39년째 서민들에게 따뜻한 겨울을 선물하고 있는‘겨울 산타’.

박 씨는 동업자로 황 대표의 남편 건강이 나빠지면서 합류했다.

“연탄배달은 말도 못하게 힘들죠. 하지만 이 검은 연탄이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고, 연탄 덕분에 두 아들을 반듯하게 키워냈어요. 창고에 쌓인 연탄이 수용가의 겨울을 따뜻하게 해 줄 것을 생각하면 뿌듯해요.”

황 대표는“여자의 몸으로 연탄을 배달하는 일이 힘들지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한다”고 말한다.

황 대표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에 시작한다.

“3~4년 전만해도 하루에 6천~7천장을 배달했어요. 올해는 코로나19 탓인지 기부 물량이 많이 줄었네요.”

황 대표는 2004년 익산에 있는 연탄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전주에서 연탄을 가져온다.

1.2톤 차량에 실을 수 있는 연탄은 1천장. 요즘은 하루에 3차례 전주를 오간다.

“연탄은 구멍이 많을수록 화력은 좋지만 질이 떨어져요. 옛날에는 32공구 연탄이 많았죠. 익산시내에 배달하는 연탄은 모두 22공구탄이죠.”

황 대표는“세월이 흐르면서 연탄의 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연탄배달에도 변화가 많다고 말하는 황 대표.

“제가 처음 연탄을 배달을 시작했던 해에 연탄 한 장 값이 190 원 이었어요. 지금 790 원으로 올랐죠.”

황 대표는 연탄과 관련한 아픈 기억도 잊지 못한다.

“옛날에는 왜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많이 발생했는지 모르겠어요. 오죽했으면 정부에서 연탄가스 중독사고 예방 요령을 알려 주어겠어요. 연탄 중독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팠죠.”

근래엔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다행스럽지만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운다.

황 대표는“연탄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연탄배달 일을 하겠다”며 연탄을 기다리고 있는 다음 배달 가정으로 차량을 출발한다.

문의 및 주문 ☎063)854-2739.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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