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교회 담임목사 / 엘카페 대표

카페 인수 작업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이 되었다.

3월 4일에 인수 계약서에 사인하였다. 이날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처음으로 커피 머신을 만져봤다. 너무 무모한 도전이 아닌가? 배우지도 않고 카페를 시작한다고? 남들은 열심히 커피 교육을 받고 난 이후에 카페를 시작하지만, 반대로 카페를 인수하고 커피 교육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약간의 무모한 도전? 이었지만 꿈이 있기에 시작할 수 있었다.

내부 공사가 필요해서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전주에 있는 선배 목사님이 운영하는 카페에 가서 카페 교육을 받았다. 2일 정도 카페에 가서 레시피 교육과 주문 방법, 카페 운영 방법 등을 배우고 왔다.

카페 오픈 예정일은 3월 14일이었다. 인수인계부터 오픈하기까지 10일, 시간은 촉박했지만, 화이트데이에 맞춰서 오픈하고자 내부 공사와 커피 교육을 빠르게 진행하였다. 교육을 받고 카페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만들어 봤다.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지만, 다행히도 적성에 잘 맞는 듯싶었다.

드디어 오픈 날짜가 다가왔다. 아내도 하루 월차를 내고 같이 오픈을 준비했다. 5년 전부터 꿈꾸어왔던 카페교회, 또 하나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오픈 날에는 손님들이 많이 오셨다. 엘카페로 새로 오픈한다는 소문과 함께, 학부모회 활동했던 엄마들과 아이들, 교회 지인들까지 종일 카페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많은 축하와 격려 속에서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카페교회를 준비하면서 함께 준비했던 것이 문화 카페이다. 카페에서 음악회, 전시회, 문화강좌를 열어서 지역 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첫 번째로 엘카페 오픈 기념으로 콘서트를 준비했다. 인디 밴드 ‘해오른누리’블라썸 콘서트였다. 원래는 교회에서 하기로 하고 섭외를 했었는데 이제는 카페로 교회를 옮겼으니 엘카페에서 콘서트를 할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시기가 잘 맞아서 카페 오픈 기념 콘서트가 되었다. 교회에 있던 음향 장비를 옮기고 사용할 수 있도록 다시 설치했다. 포스터를 만들고, 각종 홍보용품을 만들어서 홍보를 시작했다. 교회에만 있을 때보다 반응이 좋았다. 카페에는 늘 손님들이 들어오니 홍보하기도 좋았다. 교회에서 행사한다고 했을 때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는데, 카페에서 콘서트를 한다고 하니 주변 반응도 좋았다. 교회에서 한다고 하면 왠지 전도하는 분위기였지만, 카페에서 콘서트를 한다고 하니 다들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콘서트 당일 ‘해오른누리’팀이 와서 세팅하고 리허설을 시작하자 길을 가던 사람들도 쳐다본다. 상가 2층 교회에 있을 때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아니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아서 뭘 하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카페에서 하니 넓은 유리창을 통해 안을 볼 수 있고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관심을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역 주민과 KTWIZ 선수들까지 약 40명의 손님이 함께 콘서트를 즐겼다. 

2018. 3. 31 해오른누리 블라썸 콘서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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