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여파까지 겹쳐 중국 배 한국 패싱 ‘발만 동동’

미국 ‘취미 농사’ 급증 농기계 제조업체 동양물산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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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물산이 미주노선 선복량 부족과 운임 폭등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선적을 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왕궁농공단지에 있는 농업기계 제조업체 동양물산의 출하 대기장은 1천여 대의 Made in Iksan 트랙터로 가득 차 있다.

평소(150~200대)보다 5배나 많은 물량이다.

동양물산 출하 담당은 "미국 수출용인데 선적을 못 해 쌓여 있다. 앞으로 사흘 치 생산량까지 합하면 대기 물량이 1000대가 넘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차가 다니는 길에도 트렉터를 세워놓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동양물산은 한 달에 1천대 이상의 트랙터를 미국으로 수출한다.

컨테이너 1개에 20대까지 트랙터를 실을 수 있어 약 100여 개의 컨테이너가 필요하지만 미주 노선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 부족과 운임 폭등으로 선적을 못하고 있다.

동양물산은 지난 9월부터 미주 노선 해운 운임을 2배로 내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컨테이너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미주 노선의 수요·공급 불균형은 코로나19 여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상반기 코로나19로 줄어든 물동량이 하반기 들어 폭증한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머스크·MSC 등 글로벌 대형 선사가 주로 운용하는 중국-미국 물동량이 대폭 늘었다.

이로 인해 평상시 중국 동부 항에서 출발해 부산에 들러 미국으로 가는 배가 한국을 거르고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중국 화물만으로 배가 다 차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트랙터 제조업체는 뜻밖의 호황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시로 ‘봉쇄조치'에 들어간 미국에서 '가든용' 소형 트랙터 수요가 폭발한 덕분이다.

동양물산 한 관계자는 "미국 사람들은 소형 트랙터에 '모어(잔디 깎는 기계)'를 장착해 쓴다"며 "올해 하반기에 내년 물량을 거의 수주했다. '이상 수요'라 할 정도로 뜻밖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자 잔디 깎기 등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소형 농업기계 수요로 이어졌다. 그래서 배가 없어 못 싣는 상황이 더 속이 탄다.

동양물산은 적기 공급을 못 해 모처럼 찾아온 호기가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중소 수출 기업은 연합해서 물동량을 확보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선사와 화주가 단기 이익보다는 안정적인 물류 환경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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