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물난리 언제까지 구경만할 것인가?

익산시-농어촌공사 홍수때만 반짝 관심 근본대책 손 놔

홍수에 제2공단 오폐수 마을로 쏟아져 주민들 ‘이중고’

마을 주민이 도수로와 제2공단에서 나오는 오폐수관을 가리키고 있다.

“여름이 두렵습니다. 21세기 이 시대에 매년 홍수 나는 마을이 세상 어디에 있답니까. 익산시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언제까지 손 놓고 물 구경만 할 건지 분통이 터집니다.”

용제동 주민들이 익산시와 한국농어촌공사에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침수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익산시와 한국농어촌공사는 홍수가 날 때만 반짝 관심을 보이다 언제 그랬나는 듯 서로 뒷짐 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주민들은 용제동은 마을 상류 신용동 지역에서 빗물이 몰려드는 길목인데 한국농어촌공사 금강사업단이 금강 물을 김제 들녘에 보내기 위해 마을 옆 수로에 도수로를 설치하면서 침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도수로가 물 흐름을 막는다는 것.

마을옆 수로에 설치된 도수로.

이를 증명하듯 도수로 상단부에는 홍수에 물이 도수로로 유입될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 철근이 드러나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러한 단편적인 조치로는 침수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주민들은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도수로를 철거하고 복개공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을 주민들의 또 다른 고통은 침수 때 밀려드는 오폐수.

마을 앞을 지나는 제2공단 오폐수관에서 홍수 때마다 오폐수가 마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큰 피가 내린 지난 여름에도 수압을 견디지 못한 오폐수관 덮개가 떠내려가는 바람에 오폐수가 마을을 덮쳤습니다. 마을 앞 채소도 오염돼 먹을 수 없을 지경입니다.”

물이 유입될 수 있도록 도수로에 구멍을 뚫은 모습.

용제동 토박이라는 주민 A씨는“물난리에 오폐수가 마을을 덮쳐 주민들이 2중고를 겪고 있다”며“무엇보다 오폐수로 인해 주민들의 건강이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수압에 떠내려간 오폐수 덮개 자리에 철판을 덮어 놨다”며“언제나 긴장의 끊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호소했다.

주민 B씨는“퇴직 후 고향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돌아왔다”며“사정이 이런 줄 알았으면 고향으로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콘크리트 구조물인 도수로가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고인 물웅덩이가 해충 서식지로 전락, 여름이면 마을에 모기가 들끓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는“도수로 양 옆으로 개거배수로 설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사업비를 아직 확보하지 못해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포크레인을 이용해 배수로를 정비하는 등 침수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며“주민들이 침수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익산시는“침수지역이 시 관리구역이 아닌데다 침수원인이 한국농어촌공사에 있어 현재로서는 마땅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