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교회와 지역사회 이야기>

첫 번째 전시회 – 세월호 십자가 전시회

새로운교회 담임목사 엘카페 대표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건 당시에는 전주신흥고등학교 교목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오전 근무 중 뉴스를 보는데 배 한 척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이 되고 있다는 뉴스였다. 잠시 후 모두 구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후에 우리에게 들려온 소식은 절망이었다.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 안에 갇혀있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300여 명…. 내가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과 같은 아이들이었다. 그렇게 많은 학생이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4년이 지난봄, 카페 개업을 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4월이 찾아왔다. 4월이 되면 누군가는 노란 리본을 기억한다.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머릿속에 맴도는 노란 리본 그리고 세월호….

작은 마음이지만 함께 추모하며 사회적 아픔에 동참하고 싶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거부감이 나타날 수도 있는 민감한 문제이지만 누군가가 아플 때 함께 할 수 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고민하던 중 십자가 전시회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 십자가를 소지하고 있는 목사님을 찾아가서 취지를 설명하고 많은 십자가를 빌려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화륜 목사님의 세월호 십자가’였다.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면서 304개의 십자가를 직접 디자인하시고 만드신 세월호 십자가다.

이렇게 여러 작품을 모아 2주간 ‘세월호 십자가’전시회를 열게 되었다. 걱정 반, 기대 반…. 카페에서 십자가 전시회?, 그것도 세월호 십자가?

전시회가 시작되었다. 많은 손님이 관심을 두고 하나하나 바라보며 묵상을 한다. 아마 모두가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었을 것이다. 응원의 말을 해주는 분들이 많아 더 용기가 생겼다. 작은 일이지만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카페이기에 가능했던 전시회였다. 마치는 그 순간까지 긴장되면서도 감사함이 넘쳤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된 지 7주가 지나고 있다. 홀 영업을 못 하니 카페는 늘 조용하다. 주일 예배는 비대면으로 드린다.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다. 주일 예배 시간이 일주일 중 가장 안전한 날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사회가 힘들고 어려울 때 함께 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비대면 예배에 동참하고 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15)는 말씀을 기억하며 지역사회를 섬기는 카페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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