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명가 신화창조 이어갈 터”

'배구코트 미다스의 손’ 김은철 감독 바통 이어받은 차세대 지도자

남성중‧고 시절 세터로 맹활약…올해 전국대회 전관왕 ‘도전장’

‘배구코트의 미다스의 손’ 김은철 남성고 감독(현 남성중 교감).

30년 넘게 배구명가 남성고 사령탑을 맡으며 무수한 신화를 창조한 주인공이다.

감독시절 ‘전국체육대회 5연패’란 고교 배구 사상 전무후무한 금자탑을 세운 우리나라 최고 명장 중 명장이다.

그런 그에게 바통을 이어 받은 새내기 감독이 있다.

바로 이후상 남성고 감독(35).

30대 중반에 갓 2년차에 접어든 젊은 사령탑이지만, 경력은 어느 감독 못지않다.

스승인 김은철 감독이 전국 고교 코트를 호령할 때 10년가량 코치를 맡으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은철 교감은 “이후상 감독은 선수를 읽는 눈이 밝다. 선수들 개인별 장단점을 파악해 기량을 극대화하는데 일가견이 있다”며 “여기에 배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더욱이 모교에 대한 애정도 커 배구명가의 자존심을 지켜 나가리라 믿는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남성고 56회인 이 감독은 지난 2019년 3월 정식으로 감독에 취임했다.

감독데뷔 무대인 그 해 전국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이후상’이란 이름 석 자를 고교 배구 코트에 알렸다.

지난해엔 준우승만 2번에 그쳤다. 주전들이 대거 졸업하면서 공백기가 생겼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중학무대 전관왕에 빛나는 유망주들이 3학년에 진학하며 주전 멤버로 자리를 잡았다.

그 선두주자는 에이스 이재현. 쌍둥이 배구 국가대표 이재영‧이다영 동생인 이재현은 188cm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 스파이크가 일품. 마치 고교 선배인 갈색 폭격기 신진식을 연상케 한다.

이어 라이트 김민혁(191cm),레프트 하용성(190cm), 센터 정현빈(193cm)‧구정욱 (192cm) 등 초고교급 선수들이 선배들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연일 구슬땀이다.

중학교 시절 컴퓨터 세터로 주목을 받았던 배해찬솔(178cm)은 상대 블로킹을 무력화 시키는 빠른 토스워크를 뽐내며 올해 전관왕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리시브가 뛰어난 박규환(177cm)은 리베로를 맡으며, 코트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이 감독은 “올해 전국체전을 포함해 전국대회 전관왕이 목표다. 첫 스타트인 춘계대회 우승을 위해 강행군이다. 주전 선수들이 중학교 때 전국대회 5관왕이란 금자탑을 세운 유망주들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기량을 잘 다듬어 도전자 입장에서 새롭게 출발할 각오”라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학창시절 한 시대를 풍미한 명 세터 출신.

고교 졸업 후 명지대에 진학해 대학무대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173cm 작은 키가 발목을 잡았다. 190cm 이상의 장신세터들이 즐비한 프로에서 뛰기엔 역부족.

이 감독은 아쉽지만 꿈에 그리던 프로 행을 접고 2010년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이 감독의 손을 잡아준 이가 바로 고교 은사인 당시 김은철 남성고 감독이다.

이 감독은 성실히 후배들을 가르치며 김 감독에게 지도자의 덕목을 하나하나 배워 나갔다.

이 감독은 “김은철 감독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배구명가 남성고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열심히 뛸 각오다. 물론 성적도 성적이지만, 아이들의 인성교육도 빼놓지 않을 생각”이라며 “최선을 다해 올해 목표인 전국대회 전관왕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로 그럴 것이 고교시절 담임이었던 강인상 교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자신감은 더욱 충만하다.

이 감독은 “강인상 교장 선생님의 배구 사랑은 남다르다. 관심과 지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 한다”며 “반드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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