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동 한복판에 ‘납골당 빌딩’ 들어서나

“시의원들 조례개정 공동발의 약속하고서도 부담감에 서로 미뤄”

인근에 남부권 상권 밀집·대규모 주거단지 형성 주민들 반발 불가피

도심 한복판에 납골당 빌딩이 들어설까.

인화동 동이리장례식장 측이 최근 “장례식장 민원이 해결되지 않으면 장례식장 본 건물에 납골당을 시설하고, 주차장에는 장례식장을 짓겠다”고 나서면서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동이리장례식장 측이 주장하는 민원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동이리장례식장은 지난 2009년 장례식장 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6층 규모의 건물에 1,2층만 장례식장으로 허가가 난 것. 같은 건물인데도 3,4,5,6층을 쓸 수 없는 구조다.

동이리장례식장은 시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납골당 설치를 추진하는 한편, 주차장에 장례식장 신축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익산시는 곧바로 민원을 이유로 들어 납골당 설치 및 장례식장 신축을 불허한다.

동이리장례식장은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 납골당 및 장례식장을 추가 건축을 할 수 있게 됐다.

발등의 불은 주변 토지 및 건물주들에게 떨어졌다.

주변 토지주와 건물주들은 곧바로 ‘남부지역 납골당 및 장례식장 신축철회 투쟁위원회’를 구성, 익산시와 동이리장례식장 중재에 나섰다.

동산동을 중심으로 하는 주민 1천421명도 집단 진정민원(2019년 10월)을 익산시에 제출해 동이리장례식장과 원만한 합의를 종용했다.

투쟁위는 동이리장례식장 측에 ‘어차피 본관 건물을 모든 시민들이 장례식장으로 알고 있으니 허가를 받아 본관 건물을 더 필요한 만큼 장례식장으로 쓰고 대신 납골당은 도심 한복판에서 하지 않고, 주차장은 주변 상가와 같이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동이리장례식장 측은 주민들의 제안을 받아 들여 3년을 기다렸다. 그동안 시의원들과 여러 차례 협의하고 정헌율 시장과 면담도 가졌다.

주민들과 장례식장 측이 희망하는 방향으로 동이리장례식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익산시 조례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역구 시의원들은 조례개정 공동발의를 약속하고서도 부담감에 대표발의에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다.

동이리장례식장 측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월 중에 시의회에서 3층을 장례식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가 개정되지 않으면 오는 3월부터 봉안당 시설을 설치하고 주차장에 장례식장을 착공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동이리장례식장 측은 “주차장은 주차장으로만 사용하고, 현 건물은 3층까지만 장례식장으로 사용하는 도시계획시설 지정까지 받아들여 주변과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익산시와 익산시의회는 수년째 조례개정을 미루며 민원해결에 손을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A씨는 “장례식장이 추가로 들어서고, 납골당이 설치되면 남부지역 도시이미지에 좋을 게 없다”며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힘든 상황에서 서로 상생하는 지혜를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이리장례식장 인근에는 남부권 상권이 밀집돼 있고, 앞으로는 이마트와 대규모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다. 또 LH가 건설한 612세대 행복주택이 직선거리로 100여m 가까이에 근접해 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