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다양성 추구하고 싶어 문 열어…금속공예‧그림‧판화 팔방미인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 맞은편 골목 초입에 들어서면 고풍스런 건물 2층에 걸려있는 자그마한 간판이 눈에 띈다.

‘7월의 서재.’

겉에서 보기엔 옛날 정취가 물씬 풍기는 커피숍 같지만, 가파른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들어서면 금세 서점임을 알 수 있다.

서점 중앙에 가지런히 정리된 책만 수 십 권에 달한다. 남은 공간을 활용해 장식한 벽면 책장도 갓 출판된 책 향기로 가득하다.

이곳의 주인장은 이도현 씨(25).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을 앞둔 대학생이다. 원광대학교 금속공예과 2학년이다.

원광고를 졸업한 그가 금속공예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쇠가 좋아서’다.

그는 “금속만이 가질 수 있는 영원함 때문에 금속공예 매력에 빠졌다. 다른 지역 대학에 합격했지만, 금속공예를 선택했다. 물론 경제적 이유도 조금은 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 전공과는 동떨어진 서점을 낸 것이다.

그것도 대형서점에서 취급하지 않는 독립출판물만 판매하는 ‘독립서점’이다.

독립출판물은 대형 출판사를 끼지 않고, 작가들이 직접 출판한 책을 일컫는다.

그는 “독립출판물은 작가들이 출판사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자기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다”며 “특히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자기 소신을 거침없이 말했다.

그는 여기까지 이야기 하고 나면 지인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수없이 받는다고 토로했다.

“왜 돈도 안 되는 서점을 냈느냐”, “왜 사람도 다니지 않는 이곳을 선택했느냐” 등 귀가 따갑게 들었다.

그때마다 그는 거침없는 하이 킥을 날린다.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문화의 다양성을 익산에 퍼트릴 각오다. 삭막한 익산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친구들이 익산은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많지 않다고 늘 푸념이다. 다른 지역은 미술관과 서점, 아트센터 등 문화예술 공간이 많다. 그래서 소박하지만 익산에 예술 공간을 조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곳에서 그는 요즘 판화에 푹 빠졌다. 시간이 나면 수채화도 그린다.

평일 손님이 없기 때문에 작업실로 사용하기엔 안성맞춤.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도 크게 틀어놓고 마음껏 즐긴다. 잠시 잡념을 버리고 작품 활동과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그는 또 매월 토요일 격주로 독서모임도 갖고 있다. 회원은 7명. 점차 회원들을 늘리고 자주 만날 복안이다.

조만간 개학을 앞둔 그는 금토‧일요일과 방학 때만 정상적으로 서점 문을 열 계획이다.

그리고 예술이란 주제로 강연회도 가질 계획이다.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익산시민들을 상대로 주옥같은 예술의 세계를 들려줄 부푼 꿈을 안고 있다.

취재 말미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해달고 하자, 그는 “예술가를 꿈꾸는 대학생”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쌍둥이다. 동생 이승현 씨는 대학을 다니다 군복무 중이다.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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