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업 4곳, 청년근로자 근로복지 개선 위해 2020년 조합 설립

원광대와 MOU 체결 청년 유입 매개체 역할… 문화 활동도 지원

왼쪽부터 우상훈 사무국장, 김영록 조합원(볼로스튜디오), 임혜원 조합원(볼로스튜디오), 최영 영패션 부장.

우리나라 유일의 보석박물관은 익산에 있다.

‘익산하면 보석’이란 말이 있을 정도니 익산과 보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닐까 싶다.

익산에는 1970년대에 보석 가공 산업단지가 들어섰다. 백제시대부터 이어진 섬세하고 화려한 익산의 세공술을 인정받았기 때문.

그래서일까. 부흥기와 침체기를 겪어 온 익산의 귀금속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청년들의 움직임이 더욱 반갑게 다가온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젊은 세공인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귀금속 산단에 청년들이 창업‧취업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열정 가득한 청년들이 손을 맞잡고 2020년 ‘익산귀금속청년협동조합(이사장 가승훈‧이하 귀금속청년조합)’을 설립했다. 근로자들의 근로복지 개선과 익산의 귀금속 산업의 부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낭산면 영패션 1층에 자리한 귀금속청년조합은 청년기업 볼로스튜디오(대표 가승훈‧34), 에코프라이빗(대표 장현주‧31), 가야크래프트(대표 정성재‧35), 금은주얼리(대표 최명흠‧30) 4곳을 주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은 우상훈 사무국장(볼로스튜디오 이사‧34)을 비롯해 30여 명의 귀금속 청년근로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희망의 날개를 펼친 청년들을 만났다.

# 근로복지 개선… 인식개선이 먼저

귀금속청년조합은 산단 내 근로자의 복지 개선을 위해 탄생했다.

연월차휴가 운영, 근무환경 등 기본적인 복지 제공을 통해 일하고 싶은 곳, 즐거운 곳으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볼로스튜디오에는 편의점 같은 스낵바가 마련돼 있고, 에코프라이빗은 연월차휴가를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우상훈 사무국장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은 만족이 큰 원동력이 될 때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인식 개선이다. 근로자가 행복하고 즐거워야 일의 능률도 향상된다. 귀금속청년조합이 먼저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문화활동 지원으로 지역에 스며들다

고된 일을 마친 후 술집에서의 한 잔이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술 한 잔 혹은 맛있는 저녁 식사와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가가 될 듯하다.

귀금속청년조합은 근로자들의 효율적이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문화 복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익산청년드림협동조합(이사장 박상린)과 MOU를 맺고 문화 활동비를 지원한다. 공연, 전시 등이 이뤄지는 신동 세컨드플랜을 이용하면 20%의 금액을 조합에서 지원한다.

또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청년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계획이다.

청년전문가 초청 랜선 콘서트 ‘청년, 익산을 말하다’ 등을 통해 귀금속 청년 근로자들의 근로환경 개선, 청년 일자리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 귀금속산업 청년 유입이 희망이다

익산의 귀금속 제2의 부흥기를 위해서는 명맥을 이어갈 인재가 필요하다.

귀금속청년조합은 귀금속 산업에 청년들을 유입하고, 취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기업과 청년 간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원광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귀금속 보석공예학과 졸업생들의 채용을 맡고자 한다.

원광대 귀금속 보석공예학과를 졸업한 가승훈 이사장은 “처음 3D 기술을 토대로 볼로스튜디오를 창업했다. 당시 익산귀금속산업에서 청년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후 차츰 청년업체가 생겼고 현재 공단 내 80여 명의 선‧후배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익산에서 일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기업과의 연결 매개체가 없어 취업을 못하는 경우도 있어 안타까웠다. 부족한 부분을 조합에서 채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원광대 졸업생 전원을 채용할 수 있는 귀금속산업단지로 키우고 싶은 것이 귀금속청년조합의 꿈이다.

더불어 귀금속에 국한되지 않고 익산에 있는 청년기업들과 협업해 청년들의 근무환경과 문화생활에 이로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 청년공방마을로 보석도시 각인

‘익산하면 보석’이란 말을 증명하고 싶은 청년들.

귀금속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광콘텐츠로 연계할 방침이다.

익산시에서 발표한 보석마을 조성에 맞춰 청년공방마을 조성을 꿈꾸고 있다. 체험을 통해 귀금속에 대한 관심을 모을 계획이다.

가 이사장은 “익산에서 활약하고 있는 청년근로자들의 보석가공 실력은 각종 대회에서 입증됐을 만큼 뛰어나다. 기술과 창의력, 여기에 뜨거운 열정이 더해져 익산귀금속산업을 이끌어 갈 준비가 돼 있다”며 “익산의 보석세공 역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청년들이 더욱 앞장설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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